"암매장 고준희양 치료받았다면 건강히 생활했을 것"

입력 2018-01-25 21:23   수정 2018-01-25 22:10

"암매장 고준희양 치료받았다면 건강히 생활했을 것"
검찰, 생전 사진 3장 공개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친아버지에 의해 암매장된 고준희(5)양은 친부 진술과 다르게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 외에 특별한 질환을 앓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지검은 25일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친부 고모(36)씨와 고씨 동거녀 이모(35)씨, 이씨 모친 등 3명을 구속기소 하면서 "피고인들은 준희양이 자폐와 사시 증상이 있다고 진술했으나 선천성 질환을 제외하면 평범한 다섯 살배기 소녀였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를 브리핑한 김한수 전주지검 차장검사는 "준희양이 선천적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앓아 또래보다 조금 발달이 늦었을 뿐 또래 아이들과 다를 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준희양이 치료만 제대로 받았더라면 건강하게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피고인들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준희양의 생전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이 사진들은 압수한 고씨 태블릿 PC에 저장됐고, 준희양이 집에서 간식을 먹으며 책을 보는 모습과 동거녀 아들과 노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또래 아이들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준희양은 친어머니가 키울 때 2년간 30여 차례 병원 진료를 받았지만 지난해 1월 25일 고씨와 이씨가 키운 이후에는 갑상선 치료를 받은 기록이 전무하다.
고씨는 지난해 4월 초 준희양의 오른발목을 강하게 여러 차례 짓밟아 종아리와 허벅지까지 검게 부어오르게 했다.
이 때문에 준희양은 입과 목, 가슴 등 전신에 물집이 생겼고 4월 20일께부터는 대부분 누워 지낼 정도로 건강이 극도로 악화했다.

하지만 고씨와 동거녀의 방치로 준희양은 지난해 4월 26일 오전 숨을 거뒀다.
의료 전문가들은 수포 원인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 중단과 그로 인한 면역력 악화에 의한 2차 감염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검사는 "선천성 갑상선기능장애를 방치하면 성장 발육이 느려지고 두뇌 기능 저하, 면역력 저하에 따른 감염, 통증에 대한 둔감 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준희양도 같은 증상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준희양이 제대로 치료만 받았다면 건강히 생활했을 것"이라며 "비참하게 사망에 이른 피해자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안타까워했다.
sollens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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