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아베대항마' 日도쿄지사, 자신이 만든 정당서 쫓겨날 처지

입력 2018-01-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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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아베대항마' 日도쿄지사, 자신이 만든 정당서 쫓겨날 처지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한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대항마로 꼽히며 차기 총리를 노렸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자신이 만든 당에서 쫓겨날 처지에 처했다.
교도통신은 26일 희망의 당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 정당 집행부가 당 설립자인 고이케 전 대표에게 당을 떠나줄 것을 촉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고이케 지사는 이미 작년 11월 10.22 중의원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의 '특별고문'으로 2선 후퇴했지만, 희망의 당에서는 고이케 지사에게 아예 당에서 나가줄 것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나오는 것이다.


통신은 희망의 당 집행부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고이케 전 대표와의 결별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당에 대한 나쁜 인상을 불식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당명 변경까지 포함한 심기일전을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이케 지사는 작년 10.22 총선을 앞두고 당시 제1야당이던 민진당을 흡수해 희망의 당을 창당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민진당의 개헌 반대파 등을 신당에 받아들이지 않는 '배제의 정치'를 펴며 인기가 떨어졌고, 결국 희망의 당은 선거에서 대패했다.
희망의 당은 창당 직후인 작년 9월말에는 '중의원 선거 투표의향 정당' 설문(아사히신문)에서 13%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정당 지지율이 1%대로 바닥을 기고 있다.
고이케 지사는 2016년 자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며 주목을 받았다.
도지사 취임 후 '반(反)아베'를 내세우며 개혁적인 이미지를 강조했지만, 사실은 평화헌법(9조) 개정을 추진하는 보수단체 일본회의에서 활동하고 위안부 강제 연행을 부정하는 발언을 한 극우 인사다.
도쿄도지사 취임 직후 전임 지사의 제2한국학교 부지 유상 대여 방침을 백지화하며 혐한(嫌韓)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고, 작년 9월에는 간토(關東)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들에 대한 추모 집회에 현직 도쿄도지사로서는 처음으로 추도사를 보내지 않아 시민단체 등의 비판을 받았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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