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 -21도, 밖은 -10도…냉동창고 기사의 힘겨운 겨울나기

입력 2018-01-26 09:00   수정 2018-01-26 09:57

안은 -21도, 밖은 -10도…냉동창고 기사의 힘겨운 겨울나기
"언 몸이 안 녹아요" 옷은 네 겹, 장갑은 세 겹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냉동창고에서 나와서 몸을 좀 녹이려고 해도 몸이 안 녹아요. 체력 소모가 큽니다."
지난 25일 오후 부산 사하구 감천항 인근에 있는 한일냉장.
9층짜리 냉동창고 건물 3층을 담당하는 권영삼(48) 계장의 눈썹에는 하얗게 서리가 내려 있었다.
영하 21도의 냉동창고 안에서 40여 분간 일하다가 언 몸을 녹이기 위해 잠시 밖으로 나온 터였다.
입김에서 나온 수분이 눈썹에 그대로 얼어붙어 있어 내부가 얼마나 추운지 짐작할 수 있었다.



권 계장은 창고 옆 자신의 책상 밑에 놓아둔 무릎 높이의 전기난로로 향했다.
손에 끼고 있던 3겹의 장갑을 잠시 벗어두고 불을 쬐면서 연신 "춥다"고 말을 했다.
권 계장은 "바깥 날씨가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다 보니 얼어붙은 몸을 녹일 방법이 난로밖에 없다"면서 "안에도 냉동창고, 밖에도 냉동창고 같은 날씨다 보니 요즘 체력 소모가 크다"고 말했다.


권 계장은 회사가 지급한 방한복 아래 윗옷은 네 겹, 아래는 두 겹을 더 입고 일을 한다.
목장갑을 두 개 끼고, 그 위에 방한 장갑을 덧대 낀다. 목 보호대와 귀마개도 필수다.


권 계장을 따라 냉동창고로 들어서자 찬 공기가 피부에 내려앉으며 순간 소름이 돋았다.
냉동창고 위 천장에 있는 코일(일명 냉동파이프) 장치에는 얼음이 가득 얼어있었다.
취재를 위해 들고간 볼펜이 얼어붙어 나오지 않을 정도의 추위였다.


권 계장은 "창고 안에서 머무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면 적재 위치를 다 외우고 군더더기 없이 일해야 한다"면서 "수산물이 많이 들어오는 겨울에는 바쁠 때 하루 14시간을 일하기도 하는데 한 번에 최대 40여 분 이상 머물지 않도록 밖으로 나가 몸을 꼭 녹여야 한다"고 말했다.


냉동창고 1층으로 내려가자 하역을 담당한 직원들이 냉동컨테이너 차량에 실려 온 수산물을 내려놓고 있었다.
두꺼운 옷으로 중무장했지만 감천항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에 체감 기온이 영하 14∼15도로 떨어지면서 몸이 저절로 떨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겨울에도 얇은 긴소매 티셔츠만 입고 다니는 러시아 선원들도 최근 한파에 옷을 여러 겹 겹쳐 입고 다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일냉장 이성철 부장은 "매일매일 최강 한파와 같은 날씨 속에서 일하는 직원들이라 건강을 체크하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면서 "보통 온도 차가 많이 나는 여름보다 겨울이 일하기 편하다고는 하지만 이런 날씨에는 직원들이 고생이 많다"고 밝혔다.
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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