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전대 前 사퇴불가' 고수…반통합파 "安, 고집불통·벽창호"
반통합파 28일 민평당 2천명 발기인대회…安, 징계카드 꺼낼듯
반통합파, 중립파 의원들 만나 민평당 합류 설득키로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의 갈등을 봉합할 중재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양측이 퇴로 없는 정면충돌만을 남겨놓게 됐다.
특히 반대파가 추진하는 '민주평화당' 창당 발기인대회가 28일로 예정돼 있고, 그 직후 안철수 대표 측이 대규모 징계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애초 당 안팎에서는 이날 안철수 대표가 중립파의 '전대 전 사퇴' 중재안에 대해 어떤 형식으로든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면서 중립파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중재안을 일부라도 수용할 경우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되지 않겠느냐는 실낱같은 기대감도 번졌다.
하지만 안 대표는 이날 오전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사실상 중재안을 거부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전날 밤 측근들과 중재안에 대한 의견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지만, 입장변화는 아직 없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대 이전 사퇴를 한다고 해도 합당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보장이 없지 않으냐. 수용하기 어려운 중재안"이라며 "이미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 통합선언까지 했다. 되돌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대파 역시 중재 가능성은 사라진 것으로 보고 창당 작업에 한층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평화당 창당추진위원회 최경환 대변인은 추진위 회의 후 브리핑에서 "중립파의 충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안 대표의 사퇴 문제가 본질은 아니다"라며 "야합 합당을 중단해야 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조배숙 대표와 장병완 유성엽 의원이 중립파를 만나 민평당 참여 결단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민평당 창당추진위는 또 이날 오후까지 발기인 신청을 받기로 했으며, 현재로서는 2천여 명이 발기인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또 당의 영어 명칭을 'party for democracy and peace·PDP'로, 당의 색깔을 녹색으로 결정하는 등 실무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8일 발기인대회를 거쳐 텃밭인 호남을 중심으로 기세를 올려 통합신당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 민평당 창당추진위의 구상이다.
하지만 안 대표 측은 통합 반대파의 발기인대회 직후 여기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 위주로 징계에 나설 전망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의원들뿐 아니라 일부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노골적으로 전대를 방해할 의도를 보이고 있다.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극한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통합파와 반통합파는 이날도 공개 설전을 이어갔다.
통합 찬성파인 장진영 최고위원은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민평당 창당 결의대회에서는 핵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김정은이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에게도 하지 못하는 막말을 자기 당 대표에게 서슴없이 했다"며 "호남 대표라는 분들의 입에서 시정잡배만도 못한 막말이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평당 창당추진위 장정숙 대변인은 "안 대표는 의총 한 번도 열지 않고 합당을 강행하면서 특단의 조치 운운하고 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국민과 당원은 안 대표를 향해 고집불통, 벽창호, 후안무치 행태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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