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카운티서 유학원장 사라져…LA총영사관이 학생들 귀국 도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겨울방학을 맞은 초·중·고교생들이 미국·캐나다 등 영어권 사립학교나 어학원에서 위탁 교육을 받는 단기 어학연수 프로그램이 유행하고 있지만 피해 사례도 있어 학부모들에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5일(현지시간)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총영사 김완중)에 따르면 최근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남동쪽 오렌지카운티의 코스타 메사로 단기 어학연수를 온 학생들이 인솔자인 유학원 원장의 잠적으로 타국에서 부모도 없이 미아가 될 뻔한 위기에 처했다.
피해를 본 학생들은 코스타 메사에 있는 한 사립학교에서 4∼8주 코스로 정규수업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하고 미국에 왔는데, 프로그램을 알선한 유학원 측이 학비를 지불하지 않아 지난 23일부터 학생들의 수업 참석이 차단된 것이다.
급기야 학생들의 현지 생활을 책임져야 할 유학원 원장이 지난 24일 새벽부터 잠적해 부모와 동행하지 않은 학생들은 숙소 등에 방치됐다.
LA 총영사관 김보준 경찰 영사 등 직원 4명은 한국에 있는 부모들에게서 '인솔자가 잠적했다'는 연락을 받고 코스타메사 지역 호텔을 찾아 학생들의 안전을 확인했다.
코스타 메사는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어바인에서 가까운 곳이다.
김 영사는 초등학생 4명과 중학생 5명, 고등학생 1명을 안전하게 귀국하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 부모와 동행한 학생들은 귀국편을 알아보고 있다.
김 영사는 "잠적했던 유학원 원장이 나타났으나 프로그램은 진행이 어렵게 됐다"면서 "부모들이 법적 조처를 할 경우 단순히 민사사안으로 그칠 사건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연수 프로그램 일부를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 학부모들의 공분을 샀다.
영사관 관계자는 "한 방에 대여섯 명씩 잠을 자야 하는 상황이었고 방과후와 주말 프로그램도 허울만 그럴듯할 뿐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면서 "국내에서 영어권 단기 연수 프로그램을 알아볼 때는 연수시설 등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영사관은 또 자녀의 어학연수를 결정하기 전에 해당 유학원·어학원의 신뢰도와 연수실적, 연수 대상 학교에 대한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