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프랜시스코 '루 올로' 구테레스 동티모르 대통령은 26일 여소야대로 인한 국정중단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다시 치르겠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구테레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로지 국민만이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재총선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구테레스 대통령은 헌법상 규정에 따라 투표일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티모르는 작년 7월 독립 이래 처음으로 유엔의 감독 없이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러냈으나, 그 직후부터 심각한 정치 난맥상을 보여왔다.
구테레스 대통령이 속한 좌파 성향의 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Fretilin)은 지난 총선에서 29.6%를 득표했으며, 전체 65석 중 23석을 얻어 원내 1당으로 올라섰다.
반면 기존 최대 정당이었던 동티모르국가재건회의(CNRT)의 득표율은 2012년 총선 당시(36.7%)보다 7%포인트 이상 낮은 29.4%로 22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은 2015년부터 CNRT와 연대해 왔기에 전문가들은 두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CNRT는 총선 직후 연정 불참을 선언했다.
CNRT는 같은해 10월 민중자유당(PLP)을 비롯한 소수 정당 2곳과 손을 잡고 의회내 과반수(35석)를 확보한 뒤 정권 이양을 요구했고, 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이 이를 거부하자 법안 및 정부예산안 처리를 전면 중단시켰다.
두 정당이 갈등을 빚은 구체적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지 정치 전문가들은 차기 총리직을 놓고 다툼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동티모르 대통령은 의회 내 각 정파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상징적 지위에 가까우며, 국정의 실질적 권한은 총리에게 주어진다.
마리 알카티리 현 총리는 구테레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 소속이다.
인구 116만 명의 동티모르는 1975년 포르투갈의 400년 식민통치가 끝난 뒤 인도네시아에 합병됐으나, 끈질긴 독립투쟁 끝에 1999년 독립투표를 거쳐 2002년 공식 독립했다.
하지만 극심한 빈곤과 부정부패에 국가발전의 발목이 잡혀 있고, 점차 고갈돼 가는 석유자원 외의 산업 발전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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