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세종병원은 처참했다…응급실 구조물은 뼈대만 앙상

입력 2018-01-26 13:43   수정 2018-01-26 16:19

밀양 세종병원은 처참했다…응급실 구조물은 뼈대만 앙상

대피용 인명구조대 4개 펴져 있어…다급한 상황 반영



(밀양=연합뉴스) 이정훈 손대성 기자 = 26일 불이 나 많은 사상자가 난 경남 밀양 세종병원은 처참한 모습이었다.
불이 시작된 응급실은 불에 타거나 그을려 있었다.
구조물은 뼈대만 앙상했다. 바닥에는 타고 남은 재가 더미를 이뤘다.
창문은 곳곳이 깨져 성한 곳을 찾기 어려웠다.
매캐한 냄새도 가시지 않았다.
현장에는 소방당국이나 경찰 관계자들이 드나들면서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응급실 옆에는 소화기 7개가 놓여 있었다.
소방 관계자는 "불이 났을 때 병원 관계자들이 자체 진화를 위해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은 오전 7시 32분께 시작했다.
소방당국은 2시간 만에 큰 불길을 잡고 3시간 만에 불을 모두 껐다.
수십명이 숨지고 다쳤다. 사망자는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현장의 다급한 상황을 보여주듯 병원에는 재난 대피용 인명구조대 4개가 펴져 있었다.
세종병원 4층에 1개, 세종요양병원 3·5·6층에 각 1개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고층에서 계단 등을 통해서 대피하는 대신 미끄럼틀 형태인 이 구조대를 타고 대피하는데 사용된다.
일부 환자들은 이 인명구조대를 이용해 탈출했다.
밀양시민 우영민(26)씨는 "저를 비롯한 주민이 환자들이 무사히 내려오도록 슬라이드(인명구조대)를 꼭 붙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인명구조대 앞에는 주인 잃은 신발이나 가방이 놓여 있었다.
불이 난 병원 주변에는 추운 날씨를 반영하듯 화재 진압 때 사용한 물이 곳곳에서 얼어 있었다.
소방·경찰 관계자는 염화칼슘을 뿌려 얼음을 녹였다.
경찰은 통제선을 설치하고서 현장 주변 접근을 막았다.
현장 수습을 위해 나온 경찰관, 소방관, 자원봉사자들은 바삐 움직였다.
대형 인명피해가 난 만큼 전체적인 분위기는 무거웠다.
일부 시민은 불이 날 당시를 돌이켜보면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눴다.
한 60대 밀양시민은 "평온한 밀양에서 이런 대형 사고가 나서 다들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seaman@yna.co.kr sds1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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