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2심 선고 일주일 앞으로…삼성그룹 운명 ‘갈림길'

입력 2018-01-29 06:01   수정 2018-01-2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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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2심 선고 일주일 앞으로…삼성그룹 운명 ‘갈림길'

무죄·집행유예 석방시 30년만에 ‘제3창업 선언' 가능성
석방 불발시 '리더십 부재' 최소 1년6개월…“시계제로”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2심 선고가 29일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 결과에 따라 올해 ‘창립 80년'을 맞은 삼성의 운명이 갈림길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2심 판결은 다음달 5일로 예정돼 있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이 길어지는 가운데 사실상 ‘총수대행'을 맡은 이 부회장의 석방 여부가 삼성의 향후 글로벌 전략 설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거의 1년간 구속 상태에 있는 이 부회장이 옥중에서 그룹의 향배에 대해 깊은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판결 결과에 따라 ‘중대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 무죄 석방시 ‘신뢰회복 행보' 나설 듯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12년 구형에 이어 징역 5년의 중형 선고를 받았으며, 특검은 2심에서도 12년을 구형했다. 때문에 2심 재판부가 무죄 선고를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재계와 법조계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런 예상을 깨고 변호인 측이 주장하는 무죄가 받아들여질 경우 이 부회장은 신중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새로운 ‘경영 좌표'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 과정에서 “앞으로 그룹 회장 타이틀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공언한 만큼 과거와 같은 총수 경영 체제를 유지하지는 않겠지만,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과 미래비전을 내놓으며 사실상 ‘그룹 구심점'을 자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정경유착 관행 등으로 떨어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삼성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지난 1988년 3월 22일 창업 50주년 기념식에서 ‘제2창업'을 선언한 지 30년만에 이 부회장이 ‘제3창업'을 선언하며 삼성의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최근 인사에서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인용 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이 사회봉사단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이를 염두에 둔 ‘사전포석'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 회장의 차명재산에 대해서도 어떤 식으로든 해결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 집행유예 석방시 활동제약 속 정상화 수순
삼성 관계자들은 일단 집행유예를 통해서라도 총수 공백이 더이상 길어지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조심스럽게 내고 있다.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집행유예라 하더라도 유죄 선고가 나온다면 상고가 불가피하고,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를 받아내기 위해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는 만큼 무죄 석방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활동에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정부분 활동제약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은 대내외적인 활동을 재개하면서 경영 정상화 수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구속 기간에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지주회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Boao Forum)'의 상임이사직 임기 연장도 사실상 포기한 만큼 뒤늦게 양해를 구하는 등 대외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무죄 석방이 되든 집행유예로 풀려나든 이 부회장은 그동안 중단됐던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위한 행보에도 속도를 내면서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삼성 최악의 시나리오 ‘리더십 부재 연장'
1심에 이어 2심에도 중형 선고가 내려져 이 부회장의 석방이 무산될 경우 삼성은 다시 ‘패닉'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약 6개월이 걸리고,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되더라도 그만큼 더 ‘총수 부재'가 길어진다. 최악의 경우 2심 중형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총수 부재 장기화'로 걷잡을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반도체 수퍼호황 마무리,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 IT 기업 부상, 환율 변수 등 악재와 불확실성 요인이 산적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총수 부재'는 글로벌 경쟁의 높은 파도를 넘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위기론'이 내부적으로 팽배한 분위기여서 심각성은 더하다는 게 삼성 관계자들의 걱정이다.
이 부회장이 옥중에서도 간접적으로 경영을 챙기고 있지만, 극히 제한적인데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기에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럴 경우 삼성은 ‘시계제로'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에게 ‘역할'을 맡기거나 완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최후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밖에 재판부가 1년 6개월 혹은 2년 정도의 실형을 선고하고 특검이 상고를 포기할 경우 이르면 올 하반기, 늦으면 내년 상반기 출소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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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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