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ITV 인터뷰서 "그들이 인종차별주의자라면 분명히 사과"
"메이 총리와 아주 좋은 관계다…나는 엄청난 영국 지지자"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국 극우 정당 '브리튼 퍼스트'의 반(反)이슬람 동영상 3건을 리트윗한 데 대해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동영상은 내용이 폭력적이고 혐오스러운 데다 동영상을 게시한 제이다 프랜센 브리튼 퍼스트 부대표가 인종차별과 증오 연설 혐의로 재판을 받던 터라 이슬람교도와 언론의 반발이 일었다.
이슬람권 국가의 군중이 한 소년을 건물의 높은 곳에서 아래로 밀어 떨어뜨린 뒤 마구 폭행하는 모습, '이슬람 이민자가 목발을 짚은 네덜란드 소년 폭행'이라는 제목이 달린 동영상, 이슬람권 남성이 성모 마리아상을 던져 깨뜨리는 모습 등을 담은 동영상들이다.
특히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비판을 주고받으며 불화설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방송된 영국 민영방송 ITV 프로그램 '굿모닝 브리튼'과 인터뷰에서 '브리튼 퍼스트'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영국에 어려움을 야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과할 것이냐고 거듭 묻는 진행자 피어스 모건에게 "당신 나라에 어려움을 야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그들이 끔찍한 사람들, 끔찍한 인종차별주의적 사람들이라고 당신이 말한다면 분명히 사과하겠다. 내가 그러기를 당신이 원한다면…."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튼 퍼스트'에 대해 모른다고 했다.
그는 "물론 (리트윗 당시) 그들을 알지 못했고, 지금도 그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나는 누구나 나를 만나려고 하는 사람이다.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과 관계와 관련해선 "(메이) 총리와 아주 좋은 관계에 있다. 그는 일을 아주 잘하고 있다. 비록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실제로 정말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메이 총리와 불화설을 진화하려 애썼다.
이어 "나는 그를 지지한다. 그가 하는 많은 것들을, 그가 말한 많은 것들을 지지한다. 나는 당신을 군사적으로 아주 많이 지지한다.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당신 나라를 방어하러 올 것이다.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나는 엄청난 영국 지지자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자신의 영국방문을 반대하는 분위기와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 나라의 많은 사람이 내가 지지하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내가 지지하는 걸 존중한다"며 자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에 도착한 뒤 이 인터뷰에 응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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