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국회서 말실수… "오키나와 '경시'하고 재정적자 '위조'"

입력 2018-01-26 18:58  

아베, 국회서 말실수… "오키나와 '경시'하고 재정적자 '위조'"
잇따른 말실수로 입방아…오키나와 주민들 '부글부글'
내각부 부대신은 헬기 불시착에 "몇 명 죽었느냐" 말실수로 경질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회에서 잇따른 말실수를 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아베 총리는 26일 참의원 본회의에 출석해 최근 오키나와(沖繩)현에서 잇따르고 있는 미군 헬기의 불시착과 관련해 "지역의 걱정을 경시(輕視)하겠다"고 말했다.
"지역의 걱정을 경감(輕減)하겠다"고 하려던 것을 잘못 말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즉시 실수였다며 발언을 수정했지만, 공교롭게도 아베 총리가 잘못 한 발언은 오키나와 주민들이 헬기 불시착과 관련해 정부에 대해 품고 있는 마음 그대로였다.
오키나와현 정부와 주민들은 주일미군과 관련해 중앙정부와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다. 최근 반복되고 있는 미군의 헬기 불시착에 대해서도 오키나와에서는 정부의 미진한 대응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마침 이날 국회에서는 마쓰모토 후미아키(松本文明) 내각부 부(副)대신(차관급)의 헬기사고에 대한 실언이 나와 오키나와 사람들의 분노가 더 커지기도 했다.
마쓰모토 부대신은 이날 공산당의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이 헬기 불시착을 비판하자 "그래서 몇 명이 죽었느냐"고 따졌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그렇게까지 비판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오키나와 시민들의 불안을 '경시'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마쓰모토 부대신은 결국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죄하고 부대신 자리에서 물러날 의향을 밝혔다.



아베 정권은 특히 예산 면에서도 오키나와 지역 사람들에 대해 차별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2년 연속 오키나와현에 대한 진흥비(예산 지원)를 삭감했는데, 주민들의 반(反)여당 성향에 대한 보복성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아베 총리는 이틀 전인 지난 24일에는 "기초적 재정수지를 '위조(改ざん)'하겠다"고 말실수를 하기도 했다. "'개선(改善)'하겠다"고 말하려 했지만, 입에서 다른 말이 나온 것이다.
기초적 재정수지는 재정수지에서 국채 이자를 제외한 수지다. 일본은 계속되는 재정 확대 정책에 따라 심각한 기초적 재정수지 적자 문제를 안고 있다.
23일 일본 내각부가 경제재정자문회의를 통해 발표한 추산에 따르면 일본의 2020년 기초적 재정수지는 10조8천억 원(105조 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적 재정수지를 2020년 흑자화할 계획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적자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것이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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