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전 현혜란 기자 = "렛츠고(Let's Go), 정현, 렛츠고!"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테니스 대회 4강에 오른 정현(22) 선수의 호주오픈 준결승전 단체관람 행사가 대한테니스협회 주최로 열린 서울 서초동 서울고 강당에는 26일 동호회원·학생 등 응원 인파 약 300명이 모여 경기 순간마다 이렇게 응원했다.
같은 시각 정 선수가 재학 중인 서울 오륜동 한국체대의 600석 규모 필승관 강당은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가득 찼다.
한체대 학생들은 종이에 '정현 가즈아!', '한국체대 테니스왕자 정현', '초코빛깔 정현' 등 문구를 적어 흔들었다.
경기 직전까지 로저 페더러(37·스위스) 선수와의 승부를 예측하며 떠들썩했던 응원 인파는 경기가 시작되자 일순 조용해져 테니스공이 바닥에 튕기는 소리만 중계를 타고 번졌다.
이들은 정 선수가 득점하는 순간마다 '와~' 하고 환호하며 손뼉을 쳤다. 발 부상으로 정 선수가 치료를 받고 코트로 돌아왔을 때도 박수를 보내 호주 멜버른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정 선수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2세트 도중 정 선수가 기권하자 응원석에서는 "왜 기권이야", "이 정도면 할 만큼 했지"라며 아쉬움을 담은 말이 쏟아졌다.
서울고 강당에서 경기를 본 김상범(62) 무학여고 체육교사는 "아쉽게 기권패를 했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커 기대가 된다"며 "3대0으로 질 거라 예측했지만 한편으로 이변을 바라고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42년간 테니스를 했다는 김 교사는 "퍼스트 서브가 다소 부족해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나름의 평가도 했다.
한체대생 최모(23)군은 "너무 아쉽긴 하지만 페더러가 워낙 강하다 보니 이해도 간다"며 "세계 무대를 빛낸 것 자체가 멋있다"고 말했다.
한국체대 김성조 총장은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견하고 대한민국 대표로서 역할을 해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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