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삼일공고 강당에 학생·주민 등 200여명 모여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정현 선배, 다음 경기도 응원할게요."
삼일공업고등학교 선배인 정현(58위·한국체대)의 호주오픈 준결승전을 응원하기 위해 26일 학교에 모인 후배들은 정현이 기권패하자 이같이 말하며 애써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수원 삼일공고 강당에는 재학생과 졸업생, 주민 200여명이 경기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부터 모여들었다.
이들은 경기 내내 '정현 우승 어때', '정현 슈퍼 그레잇(Great)' 등이 적힌 손팻말과 노란색 응원봉을 흔들며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강당 내부 곳곳에도 '우승 가즈아!!! 퍼펙트 정현!!!', '승리의 여신아, 정현을 받들라!!', '황제여~ 정현을 맞으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응원 열기는 점점 고조됐다.
하지만 정현은 이날 호주오픈 남자단식 4강전 로저 페더러(세계랭킹 2위·스위스)와 경기에서 1세트를 1-6으로 내주고, 2세트 게임 스코어 2-5로 뒤진 상황에서 발바닥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했다.
삼일공고 2학년 윤하늘(17) 양은 "정현 선배가 발만 안 아팠어도 더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줬을 텐데 기권패해 너무 아쉽다"라면서 "다음 경기도 응원하겠다"라고 정현을 위로했다.
이 학교 2학년 이주엽(17) 군은 "발바닥이 아픈데도 테니스 황제 페더러를 상대로 잘 싸워줘서 고맙다"라며 "정현이 학교 선배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학교 강당에서 학생들과 함께 응원한 주민 이경숙(45·여)씨는 "삼일공고 졸업생인 큰 아이보다 한 살 많은 정현이 테니스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오늘 경기 결과는 안타깝다"라면서도 "정현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한 덕분에 최근 생활에 활력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삼일공고 김동수(53) 교장은 "정현은 아직 젊다"라며 "대한민국 테니스계 역사를 쓴 정현이 앞으로 전 세계 테니스계 역사를 새로 쓸 것으로 믿는다"라고 응원했다.
이날 수원시체육회도 정현의 호주오픈 결승 진출을 기원하며 시민 200여명과 장안구 조원동 시체육회 대강당에서 단체응원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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