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이른바 '연기연금제도'를 활용해 국민연금을 조금 늦게 받더라도 더 많이 받겠다는 사람들이 근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현재 연기연금 신청자는 1만7천919명에 달했다. 아직 지난해 1년간의 정확한 집계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12월까지 신청자를 합산할 경우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2만명선을 넘어설 것으로 국민연금공단은 내다보고 있다.
연기연금 신청자는 2010년 1천75명에 불과했지만, 2011년 3천111명, 2012년 7천790명 등으로 증가했다. 그러다가 2013년 743명으로 뚝 떨어졌다.2014년 9천163명으로 반등했고 2015년 1만4천843명에 이어 2016년 2만92명으로 처음으로 2만명을 넘었다.
2013년에 연기연금 신청자가 급감한 것은 2012년(1952년생 이전)까지만 해도 만 60세에 노령연금을 받았으나 2013년(1953년생부터)부터 만 61세로 수급연령이 늦춰진 영향 탓이 크다. 연금개혁으로 2013년부터 5년마다 단계적으로 수급연령이 1세씩 뒤로 밀려 최종적으로 만 65세부터 받는다.
연기연금제도는 2007년 7월부터 도입됐다. 다른 연금선진국보다는 늦은 편이다.
수급권자가 연금 수령 시기를 최대 5년까지 늦추면 연기 기간에 따라 연 7.2%(월 0.6%)씩 이자를 가산해 노령연금을 얹어준다.
노령연금 수급권을 획득하고 최초 노령연금을 신청할 때나 연금을 받는 동안 희망하는 경우 1회만 신청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연기연금을 활성화하고자 그동안 다양한 개선대책을 마련해 시행했다.
2012년에는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연기연금을 신청할 수 있게 제도를 바꿨다. 그전까지는 일정 소득이 있을 때만 연기연금을 신청할 수 있었다.
2015년 7월 말부터는 수급권자가 자신의 경제사정에 맞춰 연금수급 시기와 액수를 스스로 고를 수 있게 하는 등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전까지는 개인 사정에 따라 늦춰서 받고 싶으면 연금액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 연금액의 수령 시기를 늦춰야 했다.
하지만 연기연금을 신청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국민연금공단은 조언한다.
수령시기를 늦추면 많이 받는 대신, 수령기간이 줄어드는 만큼 최종 연금액이 감소할 수 있으니 개인의 건강과 소득, 평균수명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연기연금은 당장 연금을 타지 않아도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 소득이 있고 건강해서 장수할 가능성이 큰 사람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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