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더 "아이스하키 단일팀, 남북 하나되는 작은 발걸음"

입력 2018-01-28 09:00   수정 2018-01-28 09:25

슈뢰더 "아이스하키 단일팀, 남북 하나되는 작은 발걸음"

"남북 어떤 경우든 대화해야…분단 극복에는 긴 시간 필요"
김소연 대표 "총리 韓역사 관심많아…하키단일팀 경기 관람 예정"



(파주=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남북이) 어떤 경우에든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슈뢰더 전 총리는 지난 26일 남북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한 직후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생각을 묻자 "독일도 (동서독 시절) 항상 대화를 하는 것을 중시하고 그런 정책을 일관성 있게 펼쳐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슈뢰더 전 총리와의 연내 결혼을 앞둔 김소연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경제개발공사 한국대표부 대표도 함께 자리했다. 김소연 대표는 직접 인터뷰 통역도 맡았다.
슈뢰더 전 총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서는 "올림픽 정신은 '누가 이기느냐'에 의미가 있다기보다 참가 자체에 의미가 있다"면서 "참가하는 모두가 승자라는 올림픽 정신을 생각해보면 어떨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놓고 불거진 '2030 세대' 등의 비판에 대한 생각을 묻자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정당한 기회도 하나의 가치이지만 한국이 하나의 나라였다는 점도 그에 못지않은 가치"라며 "젊은 세대 주장도 물론 존중해야 하지만, 단일팀이 남북이 하나가 된다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작은 발걸음이라는 점을 상기하고 성찰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또 "분단은 하루아침에 극복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남과 북이 서로에게 다가가려는 시도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인내심을 갖고 장기적 호흡으로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현재 상황이 어렵고 여러 도전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작은 노력이 모여서 하나의 큰 흐름으로 가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상황에서의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는 "한국의 구체적 정치 사안에 대한 코멘트는 부적절하다"면서도 "근본적으로 어떤 조치나 정책을 펼 때 그것이 '앞으로 대화를 하자'는 취지에 부합한다면 그런 식의 시도는 끊이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고 우회적으로 답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판문점 방문에 대해서는 "서울에 있을 때는 한국이 분단된 나라라는 것을 실감하기 어려웠는데 이곳에 오니 실감이 난다"면서 "이곳은 말하자면 세계와 세계 사이의 다른 세계 같은 느낌"이라고 돌아봤다

또 군사분계선 상에 놓인 'T2 회담장'에 대해 그는 "안에서는 이렇게 손쉽게 (위치상) 갈 수 있는 북한인데, 회담장을 나오면 북한땅을 밟지 못하는 현실이 낯설면서도 모순적"이라고 평가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지난 방한 당시 위안부 피해자 거주시설인 '나눔의 집'을 방문하고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했고, 이번에는 영화 '1987'을 본 데 이어 판문점을 방문했다. 압축적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상징적 이슈들과 마주한 셈이다.
슈뢰더 전 총리는 '1987' 관람에 대해 "한국이 그런 아픔이 있는 나라였다는 것을 느꼈다"며 "한국의 발전 과정에서의 있었던 사람들의 희생, 아픈 역사를 공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앞서 슈뢰더 전 총리와 김소연 대표는 전날 연내 결혼 계획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커플'의 향후 일정을 묻자 김소연 대표는 "이달 말께 독일로 출국했다가 총리의 평창올림픽 참석을 위해 다시 귀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위스 팀과의 시합(10일)도 관람할 예정이라며 "구정 명절 때 집안 어른들을 뵙기 위해 독일 출국 일정도 며칠 늦췄다"고 전했다.
김소연 대표는 "총리가 한국의 문화유적지나 아름다운 관광지,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다"며 "내가 한국사 서적을 선물했는데 모두 읽고 백제나 통일신라, 고구려 등의 역사에 관심이 생겨 직접 유적지를 가보고 싶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대표는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한국과 독일 양국 젊은이들의 교류를 도울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우리(부부)가 미래 세대 젊은이들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플에게 끝으로 국내 언론 등에서 슈뢰더 전 총리를 '슈사위', '슈서방'으로 부르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물었다. 김소연 대표는 앞서 사석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면서 슈뢰더 전 총리가 당시 "이만하면 대한민국의 사위가 될 만하지 않나"라고 말했었다고 미소와 함께 전했다.
hapy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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