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유럽 금융허브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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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전후해 파리를 유럽의 금융허브로 만들겠다면서 치열한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에 참석 중인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강력한 친기업 성향의 개혁 조치들을 들며 런던이 누려온 유럽의 금융중심의 지위를 브렉시트 이후 파리가 가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브렉시트 이후 새로운 리더가 부상할 것"이라며 "프랑스가 몇 년 뒤면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금융허브가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본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는 매우 강력한 프레임워크를 갖고 있으며, 전 세계 금융사들에 우리가 가진 매력을 알리려고 노력 중이다. 유럽의 금융중심이 될 최고의 기회가 있다. 강력한 정도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금융허브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집권한 뒤 브렉시트 이후 영국 런던에 있던 금융회사들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마크롱 정부는 연간 15만 유로(2억원 상당) 이상을 버는 금융업계 임직원에 대한 근로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을 없애 세금부담을 줄이고 금융거래에 부과되는 0.3%의 세율을 올해부터 더 높이려던 전 정부의 계획도 폐기했다.
프랑스어를 못하는 자녀들의 교육 문제로 파리를 꺼리는 외국금융사 임직원들을 위해 2022년까지 파리에 고교 과정 국제학교 세 곳도 추가로 개설한다.
또한, 마크롱 취임 후 프랑스는 기업의 해고권한을 강화하고 노조의 근로조건 협상권을 약화하는 방향의 노동시장 구조개편과 법인세 인하 등 강력한 친(親) 기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다보스포럼 개막(23일) 직전인 지난 22일에는 세계 유수의 기업가들을 파리 근교 베르사유로 초청해 프랑스의 변화한 투자환경을 홍보하며 '구애'에 나서기도 했다.
'프랑스를 선택하세요'(Choose France)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이 자리에는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파인,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등 국제투자금융계의 '큰 손'들도 다수 참석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이런 노력에 금융계의 분위기는 아직은 관망에 가깝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한 미국의 투자은행가는 투자은행 로스차일드 출신인 마크롱이 베르사유에서 매우 좋은 인상을 줬다면서도 "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가 발표했던 개혁 조치들이 계속되는지부터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브렉시트 이후 런던의 시티(금융지구)가 누려온 유럽의 금융허브의 지위를 노리는 도시는 현재까지는 단연 독일의 프랑크푸르트가 두드러지고 있다.
브렉시트 후 런던이 EU 금융시장에 자유롭게 접근할 권한이 없어지거나 제한되면 현지 금융사들의 업무와 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작년 9월 로이터 조사에서는 영국에 있던 금융부문 일자리 중 1만 개가 영국 외의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으로 관측됐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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