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대한 일본 과거 반성" 말했던 노나카 前관방장관 별세

입력 2018-01-26 20:03  

"한반도에 대한 일본 과거 반성" 말했던 노나카 前관방장관 별세
김대중-오부치 선언 때 관방장관…"정치인, 한반도 할퀸 자국 반성해야"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비판하며 일본이 한반도에 대해 저지른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던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전 일본 관방장관이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인은 1994∼1995년 무라야마(村山) 내각에서 자치대신을 맡았으며 1998∼1999년 오부치(小淵) 내각에서 관방장관을 역임했다. '과거사에 대해서 통렬하게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담긴 김대중-오부치 선언 당시 관방장관이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정권(2000~2001)에서 자민당 간사장을 역임한 그는 총리 후보 1순위로 떠올랐으나 당시 경쟁자였던 아소 다로(麻生太郞) 현 부총리가 그가 부라쿠민(部落民·봉건제도 시절 하층민) 출신이라는 점을 폭로해 후보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 일본 정치인들이 과거 식민지 지배 등 과거사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일동포 등 영주외국인에 대해 지방선거권 부여를 추진한 양심있는 일본 정치인 중 한명이었다.
민단신문에 따르면 그는 생전 "한반도에서 끌려온 사람들이 학대를 받은 모습을 몇번이나 봤다. 내게는 상당히 험한 꼴을 보게 했다는 죄악감이 있다. 그런 것을 우리들이 살아있는 동안 불식시켜 한반도와의 신뢰관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정계를 은퇴한 뒤인 지난 2014년에는 재일동포단체인 '삼천리철도'가 개최한 집회 강연에서 "정치인들은 식민지화가 한반도를 할퀸 자국과 전쟁이 중국에 남긴 상처를 겸허하게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헌법 해석을 변경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한 것에 대해 "다시 전쟁의 길을 걷는 것은 폭거"라고 비판했고 "근린 국가들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아무리 평화를 외쳐도 그것은 공염불"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인은 관방장관 재임 중 야스쿠니(靖國)신사와 관련해 A급 전범을 분사하고 야스쿠니신사를 특수법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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