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3월 4일)을 앞두고 최다인 13개 부문 후보에 오른 화제작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1960년대 냉전시기 미국 정부 극비연구소에서 일어난 동화적 판타지를 다룬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등 오스카 주요 부문 후보에 거의 빠짐없이 올랐다.
미국 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도 작품상·최고평점상 등 4관왕에 오른 이 영화가 화제의 중심에 서다보니 잡음도 들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 연예매체 배니티페어에 따르면 퓰리처상 수상 극작가인 고(故) 폴 진델의 아들 데이비드 진델은 "1969년에 쓴 아버지의 희곡을 델 토로 감독이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셰이프 오브 워터' 각본은 델 토로 감독과 버네사 테일러가 함께 썼다.
줄거리는 미 항공우주연구센터 비밀 실험실에서 일하는 언어장애자 청소부 엘라이자(샐리 호킨스)가 수조에 갇힌 채 실험실에 들어온 물고기 인간 형태의 괴생명체와 교감을 나누는 내용이다.
실험실의 보안책임자(마이클 섀넌)는 생명체를 해부해 우주 개발에 이용하려 들고, 엘라이자는 괴생명체를 탈출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데이비드 진델은 '셰이프 오브 워터'가 폴 진델의 희곡 '렛 미 히어 유 위스퍼'에서 많은 부분을 베꼈다고 주장했다.
폴 진델의 희곡은 생물학 실험실에서 일하는 여성 청소부가 연구용 돌고래와 교감을 나누고 소통을 하는 방법을 배운 뒤 돌고래의 뇌를 해부하려는 이들에 맞선다는 내용이다.
괴생명체를 돌고래와 바꾸면 기본적인 줄거리는 유사한 점이 있다고 배니티페어는 지적했다.
데이비드 진델은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아버지의 유작을 이렇게 명백히 표절할 수 있는지 놀랍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셰이프 오브 워터' 배급을 맡은 폭스 서치라이트는 "델 토로 감독은 폴 진델의 희곡을 어떤 형태로든 접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면서 "진델 가족이 원작에 관한 문제를 제기한다면 토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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