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감독, 26∼27일 북한 선수 기량 파악…28일부터 합동훈련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새러 머리(30·캐나다)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감독을 보좌할 북한 측 코치진은 박철호(49) 감독이다.
머리 감독이 선수 선발부터 전술까지 전권을 가진다는 점은 남북이 서로 합의한 사항이지만 박 감독의 역할이 뚜렷하지 않아 자칫 불협화음을 내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이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합류할 북한 선수 12명은 지난 2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 입촌했다.
그날 저녁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우리 선수들과 서먹함을 지운 북한 선수들은 26일에는 오전 웨이트트레이닝에 이어 오후에는 첫 빙상 훈련에 들어갔다.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까지 1시간 반 동안 북한 선수들은 기본적인 드릴 훈련을 소화했다. 단일팀을 이끌 머리 감독이 북한 선수 개개인의 슛, 패스, 스케이팅 능력을 면밀하게 점검했다.
북한 선수와의 소통은 김도윤 코치가 맡았다. 머리 감독이 영어로 전술을 설명하면 김도윤 코치가 이를 우리말로 풀어서 전달했다.
그런데 북한 선수들이 이해를 못 하자 박철호 감독이 직접 스틱을 잡고 시범을 보이며 "이렇게 하라는 거야"라며 몸으로 보여줬다고 한다.
협회 관계자는 "북한 선수들 모두 열심히 뛰었다. 박 감독도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고, 머리 감독을 도와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리그)에는 북한아이스하키협회 사무처장 자격으로 참관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북한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선수로 활약한 뒤 남자 대표팀을 지도한 경력이 있는 박 감독은 현재 조력자 역할에 충실하다고 한다.
협회 관계자는 "코치진과 회의에서 대화도 잘 통하고 서로 협조적인 분위기"라며 "박 감독에 대해서는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다.
첫 빙상 훈련을 소화한 북한 선수들은 빙상장에 남아서 오후 4시 반부터 시작된 우리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저녁에는 머리 감독 등 코치진과 함께 전술 미팅을 통해 대표팀의 전술을 익혔다.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생각보다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단일팀은 27일까지 남북이 따로 훈련한다. 북한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28일부터는 첫 합동훈련이 시작된다. 오전에는 남북 선수들을 A조와 B조에 섞어서 넣은 뒤 손발을 맞추게 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미니 게임이 예정돼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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