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관도 못 했어요…말로는 지원한다지만 현장에선 올스톱"

입력 2018-01-27 11:44   수정 2018-01-27 11:46

"입관도 못 했어요…말로는 지원한다지만 현장에선 올스톱"

검안지시서 없어 장례절차 진행 못하는 세종병원 화재 유족 분통

(밀양=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그저 참담한 기분입니다. 아직 입관도 못 하고 제대로 된 장례절차도 진행이 안 된 상태입니다."


188명의 사상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이틀째인 27일 오전 빈소가 마련된 밀양 희윤병원 장례식장엔 적막감만 감돌았다.
이곳엔 김모(90·여)씨를 비롯해 화재 희생자 3명의 빈소가 차려져 있다.
유족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힘없이 빈소에 앉아있거나 멍하니 허공을 쳐다볼 뿐이었다.
이들은 검사의 검안지시서가 아직 발부되지 않아 장례절차도 제대로 진행을 못 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김 씨의 사위인 이모(52)씨는 "정부에서는 최선을 다해 유족들을 지원해주라고 하는데 현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검안지시서가 없어 아직 입관도 못 하고 빈소엔 상만 차려놓고 음식도 못 올리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씨에 따르면 세종병원 3층에 입원 중이던 김 씨는 화재 당시 숨져 천으로 덮인 채 아스팔트 위에 방치되어 있었다.

이를 뉴스를 보고 현장으로 달려온 유가족들이 현장통제를 뚫고 들어가 얼굴을 확인해 현재 빈소가 차려진 희윤요양병원으로 모셨다.
이 씨는 "어제 빈소를 차린 뒤 지금까지 잠도 못 자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며 "말로만 지원해준다고 하지 현장에서는 모든 게 올스톱된 상황으로 이는 유족들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행위 아니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의 유족들은 합동분향소에 영정사진을 올리지도 않았다. 장례절차도 진행이 안 되는 상황에서 합동분향소는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하다는 생각에서다.
검사의 검안지시서가 발부된 사망자는 아직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유족 지원을 나온 경남도 관계자는 "검안지시서가 있어야 입관 등 장례 진행이 되는데 워낙 큰 규모의 사고에 현장수습 등을 하느라 아직 발부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족마다 도 공무원 한 명씩 담당자를 붙여 필요한 게 있으면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유족들이 마음이 크게 상한 만큼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ome12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