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우리 엄마 살려내. 살려달란 말이야."
27일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밀양문화체육회관에는 슬픔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조문객들 발길 속에 유가족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일부는 목놓아 울거나 울분을 토했다.
이날 오전 9시에 문을 연 합동분향소에는 화재 희생자 37명의 위패가 모셔졌다.
밀양시는 희생자들의 주민등록증 사진으로 임시 영정 사진을 마련했으며, 이후 유가족들의 요구에 사진을 교체하기도 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과 각계에서 보낸 조화가 한쪽에 세워졌다.
이날 오후 2시까지 2천200여명의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아 영정 앞에 헌화하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한 조문객은 "어떻게 밀양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다른 조문객은 "제천 화재 참사가 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일이 또 발생해 밀양 시민으로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문을 마치고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에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며 눈물을 훔치는 조문객도 있었다.
아직 장례식장을 잡지 못한 10여명의 희생자 유가족들은 합동분향소에 모여 슬픔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유가족은 희생자 위패와 영정 앞에 엎드리거나 주저앉은 채 울음을 터뜨리고, 허공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통곡했다.
한 유가족은 합동분향소를 방문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게 "병원에는 오지 않다가 왜 이제야 왔느냐. 아무도 장례를 치르도록 도와주지 않았다"면서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우리 엄마 살려내, 살려 달란 말이야"라고 외치며 목놓아 울었고, 조문 온 시민들도 함께 눈시울을 적셨다.
이에 김 장관 등은 "아직 장례식장을 잡지 못한 유가족을 위해 오늘 중으로 장소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화재 참사로 84세의 어머니를 잃은 A(60)씨는 "어머니가 다리가 불편해 처음엔 다른 병원을 찾았다가 독감 환자들로 붐비는 바람에 세종병원에 입원했다"며 "불과 이틀 입원했는데 그사이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황망해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전 11시께 합동분향소를 찾아와 조문하고 유가족 한명 한명의 손을 잡고 깊이 위로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오후 1시 30분께 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밀양시는 분향소에 몽골 텐트 10동을 설치해 유가족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현장에는 공무원 50여명이 배치돼 분향소 안내를 맡고 있다. 자원봉사자 160여명도 밥차 등을 운영하며 유가족과 조문객 지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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