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세계 브랜드 중 '바닥권'…작년보다 2~3계단 더 떨어져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우리나라 대표 완성차업체 현대·기아자동차의 수익성이 지난해 세계 자동차 브랜드들과 비교해 2~3계단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중·하위권이었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불리한 환율(원화 강세), 중국 등 해외시장 판매 부진. 통상임금 패소 등까지 겹쳐 완전히 최하위 '바닥권'까지 추락했다.
◇ 3분기 11개 업체 중 7·11위…4분기 추세면 10·11위 '예약'
28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전체 현대차와 기아차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각 4.7%, 1.2%로 집계됐다. 평균적으로 1천만원어치(매출) 차를 팔아 불과 47만원, 12만원의 이윤(영업이익)을 남겼다는 뜻이다.
2016년과 비교해 각 0.8%p, 3.5%p 떨어졌을 뿐 아니라 현대·기아차가 모두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4분기만 따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3%대(3.2%)까지 밀렸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의 2017년 전체 실적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작년 1~3분기 누적 실적 기준으로만 따져도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은 이미 세계 최하위권이다.
각사 공시 자료와 증권업계 조사 등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각 5.3%, 0.9%로 세계 11개 완성차업체 가운데 7위와 꼴찌(11위)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률이 9%대에 이르는 1, 2위 다임러(벤츠 모기업·승용차 부문만 9.7%), BMW(9.1%)와 비교해 현대차는 거의 절반, 기아차는 9분의 1 수준이다.
나머지 업체들의 이익률은 ▲ 3위 GM(7.5%) ▲ 4위 도요타(6.6%) ▲ 5위 FCA(피아트크라이슬러·6.3%) ▲ 6위 폭스바겐(6.0%) ▲ 8위 닛산(4.2%) ▲ 9위 포드(4.0%) ▲ 10위 혼다(2.9%) 순서였다.
전년(2016년) 전체 이익률 순위와 비교하면, 현대차는 5위(5.5%)에서 7위(5.2%)로 두 계단, 기아차는 8위(4.9%)에서 11위(0.9%)로 세 계단이나 내려앉았다.
두 회사의 작년 전체 영업이익률(현대차 4.7%·기아차 1.2%)을 타 브랜드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과 견줘도, 현대차(7위)와 기아차(11위)의 순위에는 변함이 없었다.
더구나 4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률(3.2%)은 그나마 3분기까지 현대차 아래에 있던 닛산(4.2%)과 포드(4.0%)보다도 낮은 10위 수준이다. 이런 작년 말 추세가 올해까지 이어질 경우 조만간 현대·기아차가 11개 브랜드 가운데 이익률이 낮은 순서로 뒤에서 1·2위를 차지하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얘기다.
◇ 높은 인건비 수준에 원화강세·판관비 증가·통상임금 겹쳐
이처럼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이 경쟁사들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것은, 기본적으로 인건비 수준이 높은 데다 지난해 원화 강세, 해외시장 판매 부진, 통상임금 1심 패소에 따른 충당금 적립 등의 악재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인건비 비중은 매출액 대비 15% 수준으로, 경쟁사 폴크스바겐(9%대)이나 도요타(6%대)보다 월등히 높다.
여기에 지난해 중국과 미국 양대 시장에서 판매가 뒷걸음치자, 판매 촉진을 위해 딜러에 대한 인센티브, 마케팅 비용 등까지 늘렸다.
실제로 작년 현대차의 판매관리비는 모두 13조30억원으로 2016년(12조4천960억원)보다 4.1% 증가했고, 기아차 판매관리비도 같은 기간 8조9천170억원에서 10조4천310억원으로 3.6% 불었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매출 증가율은 이보다 낮은 2.9%, 1.6%에 그쳤다.
기아차의 경우 '통상임금'이라는 폭탄까지 맞았다. 기아차는 지난해 8월 말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패한 뒤 패소가 확정될 경우를 대비해 소급 지급할 급여 등 약 1조원을 3분기에 손실 예상 비용(충당금)으로 처리했고, 이 때문에 작년 3분기 4천2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 여파로 작년 전체 기아차의 영업이익(6천622억원)도 2016년보다 73.1%나 줄었고, 2010년 이후 8년래 '최소'라는 달갑지 않은 기록을 세웠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최대 과제 중 하나가 수익성 회복"이라며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중심의 다양한 신차로 판매를 늘리고, 주요 해외시장별로 권역본부가 자율경영을 통해 판매·생산·재고·손익 등을 통합적, 탄력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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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 영업이익률 비교 │
│ ※ 자료:각 사 IR자료, 증권업계 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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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2017년 3Q │2016년 │영업이익률│2017년3Q│2016년│비고│
││누적 영업 │영업이익│ 변동(%p) │순위│순위 ││
││이익률(%) │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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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임러 │ 9.7│ 9.1│ 0.6│ 1│ 1│EBT기준 │
│ (승용부문)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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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 9.1│ 8.9│ 0.2│ 2│ 2│EBIT기준│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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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 │ 7.5│ 6.1│ 1.4│ 3│ 4│EBIT기준│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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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요타 │ 6.6│ 7.1│ -0.5│ 4│ 3│영업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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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A │ 6.3│ 5.5│ 0.8│ 5│ 6│영업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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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W(폭스바겐)│ 6.0│ 2.5│ 3.5│ 6│11│영업이익│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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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 5.3│ 5.5│ -0.2│ 7│ 5│영업이익│
││ (4Q 3.2%)││ ││ ││
││ (2017년││ ││ ││
││전체 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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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4.2│ 4.5│ -0.3│ 8│ 9│영업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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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4.0│ 5.0│ -1.0│ 9│ 7│세전이익│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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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2.9│ 3.2│ -0.3│ 10│10│영업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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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 │ 0.9│ 4.7│ -3.8│ 11│ 8│영업이익│
││ (4Q 2.3%)││ ││ ││
││ (2017년││ ││ ││
││전체 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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