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다리만 건너도 형님·동생…"밀양시 전체가 장례식장 분위기"

입력 2018-01-27 16:56   수정 2018-01-27 17:00

한 다리만 건너도 형님·동생…"밀양시 전체가 장례식장 분위기"


(밀양=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한 다리만 건너면 다 형님 동생 사이에요…밀양 전체가 장례식장입니다."
27일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밀양문화체육회관에는 한파에도 불구하고 생전 고인을 알았던 지인과 일반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분향소를 찾은 이명이(51·여)씨는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다른 병원의 간호사로 근무하는 이 씨는 화재로 숨진 세종병원 의사·간호사와 아는 사이였다.

이 씨는 "같은 병원에서 근무한 적은 없지만 일 때문에 그 병원을 오갈 때 자주 만났다"며 "참 좋은 분들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처음 그분들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정말 믿어지지가 않았다"며 "부디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70∼90대 어르신 7명은 화마로 목숨을 잃은 친구(94) 영정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같은 아파트 노인회에서 만난 사이로, 평소 노인정에서 자주 어울리며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한 할머니는 "다른 병원에서 쓸개를 떼 내는 수술을 받고, 세종병원에 입원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불이 났다"며 "이렇게 가실 줄은 몰랐다"고 탄식했다.
근처에 왔다가 어린 두 딸과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한 시민은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며 "돌아가신 분들이 모두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분향소 한 관계자는 "밀양이 작은 도시다 보니 한 다리만 건너도 대부분 다 아는 사이라고 할 수 있다"며 "시민 대부분이 이번 화재 참사가 남 일 같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마치 밀양 전체가 장례식장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침통해 했다.
yongt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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