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혐의 구금' 사우디 억만장자 왕자 "곧 석방될 것"

'부패혐의 구금' 사우디 억만장자 왕자 "곧 석방될 것"

"부패 범죄 연루되지 않아…자산 헌납 요구 없었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지난해 11월4일(현지시간) 부패혐의로 갑자기 체포돼 석 달 가까이 조사를 받은 사우디의 억만장자 왕자 알왈리드 빈탈랄 킹덤홀딩스 회장이 구금 뒤 처음으로 외부와 인터뷰를 했다.
알왈리드 왕자는 27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무혐의가 소명돼 며칠 안으로 석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가 아니라 나와 정부 사이에 논의가 약간 있었을 뿐"이라면서 "며칠 안으로 모든 것이 끝나기 직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반부패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어떤 부패혐의에도 연루되지 않았다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자산을 석방의 대가로 정부에 헌납하라는 요구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와 함께 구금된 사우디 왕가의 여러 왕자는 수천억∼1조원 정도의 '석방합의금'을 내고 풀려났다.
또 킹덤홀딩스의 경영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에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알왈리드 왕자는 자신의 체포·구금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면서 이번 반부패 수사를 주도한 실세 왕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개혁 정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감출 게 전혀 없고 솔직히 집에 있는 것처럼 매우 편안하다"면서 "내 집과 똑같이 여기서도 면도하고 내 전용 이발사가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른 왕자보다 더 오래 구금 중인 이유에 대해 "오해가 있었는데 95% 정도 해명됐다"면서 "내 신변에 관련한 진실이 완전히 밝혀지길 원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만큼 이곳(리츠칼튼호텔)에 머무르겠다고 정부에 말했다"고 여유를 나타냈다.
이날 인터뷰는 자정께 그가 구금된 리야드의 고급호텔 리츠칼튼에서 약 30분간 진행됐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체포 직전보다 조금 야위고 낯빛이 어두워졌으며 턱수염이 자랐다고 묘사했다.
그는 취재진에 호화로운 방과 집무실, 자신이 즐겨 먹는 채식 식단도 공개했다.
알왈리드 왕자는 "석방 뒤에도 내 가족과 재산이 있는 사우디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나의 충성심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자산이 170억 달러 정도인 알왈리드 왕자는 사우디 왕가의 정책과 여성 인권 탄압을 종종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쓴소리 왕자'로도 잘 알려졌다.
그가 소유한 리야드의 킹덤홀딩스 본사 사옥에서는 여성 직원이 히잡을 쓰지 않을 정도로 개혁적인 사고의 소유자다.
사우디 반부패위원회는 이번 반부패 수사에서 350명을 소환해 알왈리드 왕자를 포함 95명을 구금 중이라고 24일 발표했다.
석방된 이들 대부분이 자산을 정부에 헌납하는 '경제적 합의'로 풀려났다고 반부패위원회는 설명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