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320건→작년 999건…평균 피해금액 2천만원대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암호화폐) 광풍이 몰아치면서 지난해 영국에서 관련 사기범죄가 3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6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관련 범죄가 2016년 320건에서 지난해 999건으로 급증했다고 사기 및 사이버범죄 조사업체인 '액션 프러드(Action Fraud)'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1천 달러(한화 약 107만 원) 미만에서 지난해 12월 거의 2만 달러(약 2천133만 원) 가까이 치솟았다.
가격이 오르는 가상화폐에 대한 대중 관심이 높아진 것이 관련 범죄 급증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업체에 따르면 작년 12월 비트코인에 대한 언론 보도는 167건으로 전년 동월 41건에서 4배 이상 늘었다.
가상화폐 사기 범죄에 걸려든 피해자들의 평균 피해 금액은 1만3천500파운드(한화 약 2천5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상화폐는 온라인 세계에서만 존재하고 익명성이 높다 보니 이용자가 누구인지는 물론 자금 추적 또한 쉽지 않다.
이로 인해 마약 밀매상과 사이버 범죄자 등이 선호해왔고, '워너크라이'와 같은 랜섬웨어 공격에 이용되기도 했다.
액션 프러드의 대변인은 "지난해 중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기범죄도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면서 "이들 범죄는 비트코인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도가 떨어지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으로부터 파생된 수십여 종의 가상화폐는 다단계 금융사기인 '폰지 사기(Ponzi Scheme)'와 비슷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 명성과 가격이 높아지자 범죄 대상이 되면서 해외에서는 해킹 등으로 수백만 달러가 도난당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에 따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25일 다보스포럼에서 가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들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 정확히는 가상화폐가 사용될 수 있는 방식, 특히 범죄자들에 의해 이용될 수 있다는 측면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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