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야당 후보, '민주자결' 주장했다고 피선거권 박탈

입력 2018-01-28 11:57  

홍콩 야당 후보, '민주자결' 주장했다고 피선거권 박탈
야당 "홍콩 젊은 세대의 미래 박탈한 것" 비판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 선거관리위원회가 소속당 강령에 '민주자결'이 있다는 이유로 홍콩 야당 후보의 피선거권을 박탈해 홍콩 야당과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선관위는 전날 내년 3월 보선에 출마한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후보 앤드루 차우(周庭·21)의 피선거권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홍콩 선관위는 피선거권 박탈 이유로 차우 후보가 소속된 데모시스토당의 강령에 포함된 '민주자결'이 홍콩 기본법에 규정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에 어긋난다는 점을 들었다.
일국양제는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후 50년간 중국이 외교와 국방의 주권을 갖되, 홍콩에는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한 것을 말한다.
데모시스토당은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을 이끌었던 조슈아 웡(黃之鋒) 등이 창당했으며, 홍콩 독립 등을 포함한 홍콩의 정치적 미래를 시민 투표로 결정하자는 주장을 편다.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홍콩 독립이나 민주자결, 선거에 의한 독립, 자치 등을 주장하는 것은 홍콩 기본법에 어긋나며, 일국양제로부터 이탈하려는 것"이라고 선관위 결정을 지지했다.
하지만 선관위의 결정에 차우 후보를 비롯한 홍콩 야당과 시민사회는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차우 후보는 "이것은 명백한 정치적 결정이자 정치적 검열이며, 우리는 홍콩이 법에 따라 다스려지는 것이 아니라, 베이징 정부에 의해 다스려지는 것을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슈아 웡은 "정부는 단순히 차우 후보의 자격을 박탈한 것이 아니라, 모든 데모시스토당 당원 나아가 모든 젊은 세대의 자격을 박탈한 것"이라며 "앞으로 어떠한 젊은이가 후보로 나서려고 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2년 전에는 홍콩 독립을 주장한 후보의 자격만을 박탈하더니, 이제는 민주자결을 주장한 후보의 자격마저 박탈했다"면서 베이징 정부의 '레드 라인'이 과연 앞으로 어디까지 그어질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요하네스 찬 등 법학자들도 정치적 견해에 따라 후보의 피선거권을 박탈한 이번 선관위의 결정이 법적 근거를 갖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차우 후보가 입후보한 내년 3월 보선은 2016년 10월 의원 선서식에서 기본법에 부합하는 의원선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의원 자격을 박탈당한 4명 의원의 보궐선거이다.
당시 선서식에서 이들은 '우산 혁명'의 상징인 우산을 든 채 선서하는 행동 등을 했다.
이에 중국 국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홍콩 기본법 해석을 통해 진정성 있는 의원선서를 하지 않은 의원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규정했고, 홍콩 법원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자격 박탈 결정을 내렸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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