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전투기·헬기·미사일 등 집중 배치하고 군사시설 보강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지난해 도클람(중국명 둥랑<洞朗>) 지역을 둘러싸고 장기간 무력 대치를 했던 중국과 인도가 최근 들어 국경 지역에서 화력 증강 경쟁을 다시 벌이고 있다.
28일 홍콩 동방일보에 따르면 미국의 안보 전문 민간정보회사 스트랫포(STRATFOR)가 중국과 인도의 국경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양국의 공군 전력이 눈에 띄게 증강됐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지난해 도클람 국경분쟁 이후 인도의 국경 지대에 있는 공군기지 2곳에 배치된 '수호이-30MKI' 전투기와 헬기 수가 크게 늘었다. '수호이-30MKI'는 인도 공군의 주력 전투기이다.
지난해 6월 16일 인도, 중국, 부탄 등 3개국 국경이 만나는 도클람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도로건설을 시작하자 인도가 해당 지역이 중국 영토가 아니라고 항의했고, 인도군과 중국군 수천 명은 73일간 무장 대치했다.
중국군도 지난해 국경분쟁 이후 국경 근처 공군기지 2곳에 '젠(殲)-10', '젠-11' 전투기와 헬기 배치를 크게 늘렸다.
나아가 조기경보기 '쿵징(空警)-500', 지대공 미사일 '훙치(紅旗)-9', 대형 무인기 샹룽(翔龍) 등을 배치했다.
중국군은 지난해 국경분쟁이 끝난 직후 시짱(西藏) 자치구 시가체(日喀則)시에 있는 허핑(和平) 공항도 확장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새로운 활주로를 건설하고, 기타 기반시설도 확충했다.
스트랫포는 "이번 위성사진 분석으로 지난해 국경분쟁 이후 양국이 광범위한 전력 증강을 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양국 간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며, 충돌이 발생할 경우 더욱 강화된 전력으로 충돌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과 인도 양국 군부는 지난 26일 회담을 하고 양국이 평화적으로 국경을 유지하자고 다짐했지만, 스트랫포의 분석은 양국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력 증강 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인도 언론이 입수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도클람 북부 지역에 약 10㎞에 걸쳐 중국이 건설한 도로와 헬기 착륙장, 참호, 대포 등 군사 시설이 목격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군이 건설한 망루의 경우 인도군의 최전방 참호에서 불과 10m 이내에 있다"면서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이 재발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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