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경계 소폭 변경 신청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문화재청은 조선시대 서원 9곳으로 구성된 '한국의 서원'과 서해안과 남해안 갯벌 일부를 묶은 '한국의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다고 29일 밝혔다.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문화유산에 도전하는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은 국내 최초의 사액서원인 영주 소수서원을 비롯해 함양 남계서원,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병산서원, 장성 필암서원, 달성 도동서원, 정읍 무성서원, 논산 돈암서원으로 이뤄졌다.
'한국의 서원'은 성리학이 가장 발달한 사회였던 조선시대의 유교 건축물로서, 성리학의 사회적 전파를 이끌고 정형성을 갖춘 건축문화를 이룩했다는 점이 세계유산 등재에 필요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로 제시됐다.
앞서 문화재청은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전문가 패널 심사에서 '반려' 판정을 받자 2016년 4월 등재 신청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이코모스는 서원의 주변 경관이 문화재 구역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고, '한국의 서원'이 가진 독창성과 연속유산으로서의 연계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반려 사유가 보완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이코모스가 지적한 사항을 적극적으로 보완했다"고 말했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세계자연유산을 노리는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은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보성-순천에 있는 갯벌을 아우른다. 이 갯벌들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거나 상반기 중에 지정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한국의 갯벌'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로 멸종위기종인 넓적부리도요 등의 서식처이고 세계에서 가장 두꺼운 펄 퇴적층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서원'과 '한국의 갯벌'은 올해 5월부터 내년 3월까지 세계문화유산을 담당하는 ICOMOS와 세계자연유산을 맡는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의 심사를 각각 받게 되며, 내년 7월께 열리는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한편 문화재청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상류동굴군, 소천굴, 수월봉 응회환(수성화산 분출에 의해 높이가 50m 이하, 층 경사가 25도보다 완만한 화산체), 차귀도 응회구(수성화산 분출에 의해 높이가 50m 이상, 층 경사가 25도보다 급한 화산체) 복합체를 추가하는 '경계 소폭 변경'을 신청했다.
경계 변경 승인은 IUCN 심사를 거쳐 올해 6월 바레인에서 개최되는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판가름난다. 위원회는 경계 변경을 승인하거나 불승인하고, 아니면 변경 규모가 '대폭'이므로 별도로 유산을 등재하도록 지시하게 된다.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양산 영축산 통도사, 영주 봉황산 부석사, 안동 천등산 봉정사, 보은 속리산 법주사, 공주 태화산 마곡사, 순천 조계산 선암사, 해남 두륜산 대흥사 등 7개 사찰로 구성된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도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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