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관광 상품 제공 없고, 수요도 그리 많지 않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코앞에 닥쳤지만,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관광 열기는 기대에 못 미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으로 지난해 유커의 한국행이 반 토막 난 상황에서 올해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행 관광 열기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사정은 그렇지 않다.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 관광을 금지한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유커의 한국행은 평균 60% 감소했지만, 사드 갈등 해소로 11월에 단체 관광 금지가 부분적으로 해제된 후 12월 관광객 감소 폭은 37.9%에 그쳤다.
한국 정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유커의 한국행을 예년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는 각오 아래 관광객 유치 대표단을 중국에 파견하고, 15일 무비자 체류를 허용하는 등 여러 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을 3주 앞둔 19일 현재 총 티켓 110만 장 중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팔린 티켓은 69.7%에 지나지 않는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판매된 티켓 중 중국인의 구매 비중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관광업계는 아직 올림픽 열기를 느끼기 힘들다고 말한다.
한국관광공사 베이징지사 관계자는 "단체 관광 금지가 해제된 후에도 한국 관광 열기가 달아오르는 분위기는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베이징시 관광국 관계자는 "단체 관광 금지가 해제됐다고 해서 한국 관광 열기가 금방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마찬가지이며, 큰 기대를 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베이징과 산둥(山東)성의 한국행 단체 관광 금지가 해제됐지만, 아직 단체 관광 상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지 않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2일 사드 제재 후 처음으로 한국 단체 관광을 조직한 베이징의 하이타오 여행사도 이후 별다른 단체 관광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개인 관광객을 위한 비자 신청과 상품을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중국 3대 여행사 중 하나인 중국여행사(CTS)의 산둥성 옌타이(烟台)시 지점에서 일하는 샤오 씨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은 그저 그런 수준으로, 충분한 수요가 없어 여행 상품을 많이 준비하지 않았다"며 "개인 관광객에게 상품을 제공하고 있으나, 그밖에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3억 명이 이용하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예약 사이트 씨트립(Ctrip)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중국의 설인 춘제(春節) 연휴(2월 15∼21일)를 위해 단체 관광을 예약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고 SCMP는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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