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군인들이 핏비트를 손목에 차고 조깅하면 군 기지의 위치가 노출된다.'
피트니스 트래킹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스트라바의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빅데이터가 군 보안에 중요한 기지 위치와 사병들의 동선을 노출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 IT매체 '더 버지'는 28일(현지시간) 사이버 보안 전문가 네이선 루저가 트위터에 올린 분석을 인용, 약 30조 개의 위도·경도 위치 표시로 만들어진 스트라바의 열 지도(heat map)가 전 세계적으로 미군 기지 위치를 노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트라바는 앱에 가입한 유저가 운동할 때마다 표시되는 위치 정보를 빅데이터로 축적하는 업체다. 이런 데이터를 통해 운동 정보를 교환하고 조깅 마니아들 사이에 소셜 네트워크를 이어주기도 한다.
루저는 그러나 이 앱에 순기능만 있는 게 아니라고 지적한다.
일례로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의 미 공군 기지 주변 열 지도를 분석해보면 인적이 드문 주변에서 미군 병사들의 동선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미군 기지의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는 구글 맵이나 다른 위성 기반 영상시스템도 마찬가지이지만 스트라바 열 지도가 보내주는 추가 정보는 인간이 실제로 움직이는 동선을 열의 흐름을 따라 선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루저는 트위터에서 조지아 주 포트 베닝의 군인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이동하는지를 보여줬다.
그의 트위터에는 한반도 지도도 올라왔다. 북한 지역에는 사람의 이동 경로인 열선이 거의 없지만 남한 쪽에는 눈이 부실 정도로 거미줄 같은 열선이 나타난다.
미 공군 중부사령부의 존 토머스 대령은 워싱턴포스트(WP)에 "군이 이 지도의 함축성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은 병사들의 비만 해소 프로그램의 하나로 몇 해 전 대표적인 피트니스 웨어러블 기기인 핏비트를 수만 개씩 나눠주기도 했다.
미군은 위치 노출의 위험성을 문제 삼아 병사들이 포켓몬고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조깅까지 막기는 어려운 노릇이라고 더 버지는 지적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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