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바오·징둥닷컴서 경매 활발…편법 거래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최근 중국 정부가 금융 규제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가운데 중국 온라인 경매사이트에서 수억 달러에 달하는 은행주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지난 2016년 말 5개 온라인 경매사이트에 지방법원이 압류한 자산을 매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이후 은행주 장외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와 현지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JD.com)이 이러한 경매가 이뤄지는 주 무대가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은행과 보험회사, 대부업체들이 타오바오 경매사이트에 내놓은 은행·보험주 규모는 20억7천만 위안(3천49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FT는 상장 여부에 관계없이 지방 소규모 대출업체에서부터 홍콩이나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대형은행까지 다양한 금융기관이 발행한 주식이 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7월 홍콩증시에 상장해 10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던 중위안(中原)은행의 주식은 타오바오 사이트에 300차례가 넘는 경매가 진행됐다.
이 은행의 주식은 이달 경매에서 주당 1.44위안에 매겨졌는데 이는 지난 25일 홍콩증시의 종가보다 38%나 낮은 금액이다.
앞서 타오바오에서는 보잉 747-400 화물기 등 대형 비행기에 대한 인터넷 경매가 세계 최초로 이뤄진 바 있다.
하지만 거래가 정부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이뤄지는 만큼 편법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매사이트에는 한 페이지 정도의 자산평가서를 첨부할 수 있지만 주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었다고 FT는 전했다.
또 일부 매각 물건은 그러한 자산 평가 서류조차도 없는 실정이다.
이에 경매사이트에서 주가 책정과 투자자 보호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츠 로 BNP파리바 인베스트먼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는 중국 당국을 불편하게 만들 금융 혁신이다"라며 "규제되지 않는 거래라 투자자들에겐 위험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