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공금 증발' 이어 또 파문… IOC, 극도의 우려 표명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제마약 거래에 연루된 인사가 아마추어 복싱을 관장하는 국제복싱협회(AIBA) 임시회장에 선임된 데 '극도의 우려'를 나타냈다.
AIBA는 지난해 10월 리우올림픽 판정 논란과 기구 재정난을 초래한 전임 우칭궈 회장(대만)을 퇴진시킨 데 이어 지난 27일 AIBA 최장수 부회장인 가푸르 라히모프를 오는 11월 차기 회장 선임 시까지 임시회장으로 선임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라히모프 임시회장은 그러나 지난달 미 재무부로부터 국제 헤로인 마약 거래 조직과 연루된 주요 범죄자로 지목됐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이어 라히모프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인들이 그와 재정 기타 거래를 하는 것을 금지했다.
라히모프(66)는 우즈베키스탄의 사업가이자 스포츠행정가로 1998년부터 AIBA 부회장을 맡아왔다.
28일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IOC 집행위는 "AIBA 집행부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AIBA에 대한 추가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IOC는 IOC 윤리부서가 이번 주 평창에서 열리는 집행위에 AIBA 건에 대해 보고할 것이며 집행위가 추가 조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AIBA는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의 판정 논란과 전임 우칭궈 회장 재임 기간 재정부실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왔으며 지난해 1천만 달러(약 105억 원)의 기구 공금 실종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우 회장이 물러났다.
우 회장의 퇴진에도 불구하고 IOC의 재정 지원이 중단되면서 AIBA는 파산 위기를 맞고 있으며 비록 임시회장이기는 하나 라히모프를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함으로써 위기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AIBA 내부 소식통들은 가디언에 라히모프가 비방공작의 희생자라면서 그는 범죄로 사법처분을 받은 적이 없으며 미 재무부 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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