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추미애에 "'盧탄핵' 원죄 벗어나려 야당 공격"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자유한국당은 29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와 관련,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안전관리 소홀 등의 책임이 있는데도 오히려 그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면서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많은 인명이 희생된 밀양 화재참사 앞에서 '네 탓' 공방만 벌이는 정치권에 대한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 책임론'을 부각하며 책임 떠넘기기를 시도한 것이다.
제1야당의 정부 비판은 당연한 것인데도 민주당이 경남지사와 밀양시장, 지역구 국회의원을 한국당 인사들이 맡았거나 맡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아 공공연하게 '한국당 책임론', '홍준표 책임론'을 들먹이며 정치 쟁점화했다는 게 한국당의 논리이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민주당이 급락하는 시점에 밀양참사가 발생하니 오죽했으면 전직 도지사였던 나의 책임까지 운운했겠냐"며 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향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추 대표가 앞서 지난 26일 밀양 참사 현장을 찾아 "이곳의 직전 행정의 최고 책임자가 누구였는지도 한 번 봐야 할 것"이라며 직전 경남도지사였던 홍 대표를 겨냥한 데 대한 반박인 셈이다.
홍 대표는 "나는 민주당 대표를 내 기억으로는 대놓고 비난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 오히려 칭찬한 일은 있다"며 "그것이 최소한의 정치 도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추 대표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점을 거론하면서 "노무현 정부 2기 정권의 대표로서 노무현 정부 1기 탄핵 때 찬성했던 원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마음고생은 하는 줄은 압니다만 제1야당 대표를 터무니없이 흠집 내는 것만으로는 그것이 희석되지 않을 것"이라며 "야당 비난에 집중하는 것은 그 원죄를 더욱 깊게 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무고한 국민의 죽음 앞에서 제1야당 대표를 화재 책임자로까지 지목하고 있다"며 "추 대표는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국가의 크고 작은 모든 사고와 위기에 대한 책임은 정권과 집권당에 있고 그 책임을 묻는 것은 야당의 본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집권당이라는 무거운 책임을 망각하고 상대에게 삿대질이나 하고 어이없는 논리로 우기고 있다"고 말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정부를 향해서도 "집권한 지 벌써 9개월이 넘고 있는데 이제야 '국가 안전 대진단'을 한다고 한다"며 "사과부터 하는 게 집권하게 만들어 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밝혔다.
신보라 원내대변인도 "민주당이 밀양참사에 대한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고 있고, 야당의 비판을 색깔론으로 치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원내대변인은 "많은 인명 사고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할 여당 지도부가 야당 흠집 잡기로 시간을 할애하며 비겁한 변명이나 늘어놓고 있으니 후안무치도 이런 후안무치가 없다"며 "잇달아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한 제1야당의 비판조차 듣지 않겠다면 앞으로 야당과의 협치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밀양 화재참사 현장을 방문, "청와대와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면 정부가 아니다"라며 "북한 현송월 뒤치다꺼리를 한다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같은 날 저녁 현장에 간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한국당이 문 대통령의 사과와 내각 총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이 직전 이곳 행정의 최고 책임자가 누구였는지도 한 번 봐야 할 것이다"라며 홍 대표를 겨냥해 반박한 뒤 "그렇게 정치적으로 끌고 갈 문제는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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