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맞은 그래미…U2·스팅·엘튼 존 축하공연으로 자축

입력 2018-01-29 15:56   수정 2018-01-29 16:03

환갑 맞은 그래미…U2·스팅·엘튼 존 축하공연으로 자축
뮤지션들, 소수자와 연대·反트럼프 메시지 내기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1959년 시작돼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축제로 자리 잡은 그래미 어워즈가 어느새 환갑을 맞았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제60회 시상식 축하 무대는 거장과 신예의 조화, 약자를 향한 연대 메시지,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분노로 채워졌다.
U2, 스팅, 엘튼 존 등 거장들은 권위를 내려놓은 음악을 들려줬고, 레이디 가가, 케샤, 핑크, 스자 등 당대를 주름잡는 후배들도 최고의 라이브 무대를 선사했다.

◇거장의 관록 보여준 U2·스팅·엘튼 존 = U2와 켄드릭 라마는 오프닝 무대에서 록과 힙합의 강렬한 컬래버레이션(협업)을 보여줬다.
켄드릭 라마의 정규 4집 '댐.'(Damn.)에 수록된 '트리플X'(XXX)는 U2의 '아메리칸 솔'(American soul)을 모티프로 한 노래다. 미국 공권력의 부당함과 폭력성을 강렬한 가사로 비판한다.
이들은 군복 차림의 백댄서 수십 명과 'XXX', '디엔에이'(DNA), '뉴 프리저'(New Freezer), '킹스 데드'(King's Dead) 등 네 곡을 선보였다. 전광판에는 성조기가 넘실댔고 '이것은 켄드릭 라마의 풍자입니다'라는 문구가 떴지만, 무대 말미에는 핏빛 차림의 무용수들이 총소리에 쓰러지는 강렬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U2는 팝스타 카밀라 카베요의 소개로 또 한 번 무대에 올랐다. 카베요는 쿠바에서 이민 온 경험을 털어놓으며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를 "전 세계 이민자들에게 큰 상징인 분들"이라고 소개했고, "그래미 어워즈에 40여 차례 후보로 오르고 20번 이상 수상했다"며 경의를 표했다.
그러자 U2는 뉴욕이 내려다보이는 야외 특설 무대에서 14번째 스튜디오 앨범 '경험의 노래'(Song of Experience)의 수록곡 '겟 아웃 오브 유어 온 웨이'(Get Out of your own way) 라이브를 선보였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 싱어송라이터 스팅은 그래미 어워즈의 사회자였던 코미디언 제임스 코든과 코믹한 영상물에 출연해 큰 웃음을 줬다.
이어 자메이카 출신의 가수 섀기와 함께 자신의 히트곡 '잉글리시 맨 인 뉴욕'(Englishman in NewYork)을 열창했다.
누구보다 반가웠던 얼굴은 엘튼 존이었다. 건강 악화로 고생해온 그는 '자녀들과 더 지내고 싶다'며 최근 월드투어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엘튼 존은 이날 마일리 사이러스와 '타이니 댄서'(Tiny Dancer)를 열창하며 직접 피아노를 쳤고, 피아노 위에는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인 '미투'(#MeToo)를 상징하는 흰 장미 한 송이를 올려둬 연대 의사를 밝혔다.





◇성폭력 피해자와 연대…테러 피해자 추모= 케샤는 성폭력 피해의 아픔을 녹여낸 곡 '프레잉'(Praying)을 열창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전 음악 프로듀서 닥터 루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던 케샤는 2012년 이후 정규앨범을 내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날 케샤의 무대에는 신디 로퍼, 카밀라 카베요, 줄리아 마이클스, 안드라 데이 등 여성 동료 뮤지션들이 함께했고, 노래가 끝난 뒤에는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격려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이들을 추모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1950년대 미국 로큰롤의 선구자였던 가수 팻츠 도미노와 '전설적인 기타리스트'로 불렸던 척 베리가 그 주인공이었다. 기타리스트 개리 클라크 주니어와 가수 존 바티스트는 팻츠 도미노의 '에인트 댓 어 셰임'(Ain't That a Shame)을 공연했고, 청중들은 기립박수로 고인들을 기렸다.
테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에릭 처치, 브라더스 오스본, 매런 모리스는 지난해 10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와 지난해 5월 영국 맨체스터의 아리아나 그란데 콘서트장에서 벌어진 폭탄테러를 언급했다. 이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에릭 클랩튼의 노래 '티어스 인 헤븐'(Tears in heaven)을 불렀다.





◇反트럼프 정서 여전…힐러리 깜짝 등장 = 그래미 어워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사전녹화한 영상을 깜짝 방영했다.
트럼프 백악관의 내막을 파헤친 화제의 저서 '화염과 분노'의 가상 오디션을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영상에서 존 레전드, 스눕 독, 셰어, 카디 비, DJ 칼리드 등 유명 음악인들은 '화염과 분노'의 구절을 차례로 낭독했다. 특히 카디 비는 '그는 이런 식으로 인생을 사는 거야?'라고 되물으며 실소를 지었다.
가장 화제가 된 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등장한 부분이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맥도날드 사랑'을 꼬집는 구절을 직접 읽었다.
스크린에 처음 등장할 때 책으로 얼굴을 가렸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책을 아래로 내리면서 모습을 드러내자 청중은 크게 환호했다.
이 영상이 나가자 트위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화염과 분노'의 저자 마이클 울프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륜설을 암시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트위터에 "위대한 음악을 쓰레기로 망치지 말라. 우리 중 누군가는 정치가 포함되지 않은 음악을 사랑한다"고 써 불쾌감을 드러냈다.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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