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깔보는 중국…자국내 외국기업까지도 통제 움직임"

입력 2018-01-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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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깔보는 중국…자국내 외국기업까지도 통제 움직임"
외국기업들 "의사결정에 공산당원 명시적 역할부여 요구받아"
인터넷 통제와 맞물려…"지식재산만 뺏기고 '팽' 당하나" 우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외국 기업도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국영기업과 합작 투자한 미국과 유럽 회사들이 최근 몇 달간 회사 내부 공산당 세포(핵심당원)들에게 의사결정에 대한 명시적인 역할을 부여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복수의 기업인과 업체들이 전했다.
투자계획이나 인사 교체와 같은 중요한 경영 사안을 결정하는 데 핵심당원들에게 공식적인 역할을 부여하라고 요구한다는 것이다.


제임스 치머만 전 주중국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외국 투자기업의 이사회에 공산당 조직의 침투가 아직 대규모로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확실히 그런 추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중국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회장도 성명에서 "추가적인 관리층의 등장은 합작회사들의 독립적인 정책 결정 능력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대중국 투자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합작사가 입김을 강하게 느끼고 있으며 지분율이 50%인 합작사에서도 공산당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기업인들은 밝혔다.
외르크 뷔트케 전 EU상공회의소 회장은 "유럽 투자자들은 이런 요구가 궁극적으로 100%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향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중국이 방화벽을 우회해 외국 소셜 미디어와 뉴스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VPN)을 엄중히 단속하는 등 인터넷에 대한 감시강화가 외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전용회선과 특별한 기술을 갖춘 큰 기업들은 아직 괜찮지만, 작은 기업들은 인터넷 접속을 위해 중국 공산당의 7가지 기본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서에 사인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 같은 일이 큰 기업으로 확대될 수 있으며 중국 공산당이 결국에는 지난해 6월 발효한 사이버보안법을 근거로 인터넷을 통해 드나드는 모든 정보를 보자고 요구할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 진출한 많은 외국 기업들이 지식재산권만 빼앗기고 토사구팽이 되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공세에 대해 WP는 내부 안정에 대한 공산당의 변함 없는 편집증이기도 하지만 중국이 경제적으로 더 강해지고 서구 기업들이 더는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의 변화, 자만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변화가 지난해부터 본격 시작됐고, 외국 기업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에 있는 작가 겸 사업가인 제임스 맥그레거는 "이곳에서 외국 기업들은 중국의 친구이자 특별한 존재로 여겨졌지만, 서구 금융위기를 거치며 그런 것은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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