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야권 대표 1천600명 참석 예정…주요 야권 세력은 보이콧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주도하는 시리아 평화회담인 '시리아 국민대화 대표자회의'가 30일(현지시간) 흑해 연안의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개최된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 시리아의 다양한 부족·종교 집단과 정치 분파를 대표하는 1천600명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표단 파견에 유보적이었던 유엔도 최근 스테판 데 미스투라 시리아 특사를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2011년 이후 근 7년 동안 계속된 시리아 내전을 종식하고 평화와 안정을 정착시키기 위한 헌법 개정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알렉산드르 라브렌티예프 시리아 문제 담당 러시아 대통령 특별대표는 "회담에서 새 시리아 헌법에 대한 (논의)작업이 시작될 것"이라면서 "정부와 야권 대표 모두에 발언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개헌 준비위원회 창설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회의에 앞서 주요 시리아 야권 세력이 불참을 선언해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 연계 세력만 참석하는 반쪽짜리 회담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시리아 북부 쿠르드 반(半)자치기구의 관리 파우자 알유세프는 28일 터키군의 시리아 내 쿠르드 민병대 격퇴 작전을 이유로 소치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터키군은 앞서 20일부터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 지역에서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 격퇴를 위한 군사작전을 시작했다.
이 지역 제공권을 가진 러시아는 터키군의 공습을 용인했고, 군사작전이 시작되기 전 아프린내 자국군을 철수시켜 사실상 작전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발한 쿠르드계가 소치 회의 보이콧을 밝힌 것이다.
시리아 평화협상에서 러시아를 적극 지지해온 터키도 쿠르드계 대표의 소치 회의 참석에 반대해 왔다.
이에 앞서 26일에는 시리아 반군 주축 세력인 고위협상위원회(HNC)도 소치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일부 반군 조직들은 지난해 말 일찌감치 회의 보이콧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이 이끄는 5개국 중재 그룹(미국, 영국,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은 시리아 정치 일정에 대한 자체 계획안을 마련하고 러시아 주도의 시리아 평화협상에 줄곧 제동을 걸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제안으로 소치 회의 개최 방침을 밝혔으나 관련 당사자들의 입장 조율에 실패해 회의가 여러 차례 연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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