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반가워"…가뭄 시달린 이란서 눈보라 속 '댄스파티'

입력 2018-01-29 18:02  

"폭설 반가워"…가뭄 시달린 이란서 눈보라 속 '댄스파티'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27일(현지시간) 오후부터 만 하루 동안 이란 북부와 서부에 집중된 폭설로 피해가 속출했지만 현지에선 오히려 이를 매우 반기는 분위기다.
이란은 지난해 봄 이후 눈이나 비가 변변히 내리지 않아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이란 정부에 따르면 작년 3월21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강수량이 최근 50년 이래 가장 적었다.
이란 기상청은 지난해 9월23일부터 석달간 강수량이 예년의 56%에 그쳤으며 국토의 96%가 가뭄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란에선 가뭄과 물 부족으로 사회가 불안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올 정도다.
이란은 겨울과 봄에 주로 오는 눈과 비를 저장해 식수와 생활용수로 쓰는 데 작년과 올해 특히 가물어 제한 급수를 해야 할 판이라는 우려가 커지던 터였다.
비록 수십㎝의 눈이 한꺼번에 오는 바람에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었지만 오랜만에 온 눈에 이란 시민들은 '축제 분위기'였다.
뜻하지 않은 폭설로 28∼29일 휴교령이 내려져 학교에 가지 않게 된 학생들이 눈을 반긴 것은 당연했다.
학생뿐 아니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오랜만에 내린 엄청난 눈을 즐겼다.

하루 만에 70㎝ 안팎의 폭설이 내린 테헤란의 몇몇 공원에선 눈보라 수준의 강설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원에서 남녀가 어울려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었다.
이란의 공공장소에서 남녀가 섞여 자신의 기쁜 감정을 표현하고 춤을 추는 것은 매우 보기 드문 광경이다.
대학에 다니는 테헤란 시민 마무드(22)씨는 "가뭄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눈이 많이 와서 기쁘다"면서 "눈이 며칠 더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눈을 맞으며 공연하는 밴드, 눈싸움하거나 눈밭을 뒹구는 시민들의 사진과 동영상이 잇따라 게시됐다.
평소 11월 말이면 개장하는 테헤란 주변의 스키장도 눈이 오지 않아 영업하지 못했으나 이번 폭설로 29일 문을 열었다.
마지드 마흐다비 테헤란 관광청장은 "폭설이 테헤란의 겨울 관광산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각 여행사들이 겨울 관광패키지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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