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이 택지개발로 환수하는 이익금 중 1천800여억원을 내년에 시민들에게 지역상품권으로 배당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6·13 지방선거에 경기지사 출마 의지를 굳힌 이 시장이 시장직을 사퇴한 이후의 시정 구상이어서 실현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의회 자유한국당은 이 시장의 또다른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 시장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천800억원 현금배당, 세금을 나눠준다는 게 아닙니다'라는 글을 통해 "개발로 생긴 불로소득 5천503억원 중 1천822억원을 시민들에게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천822억원은 올해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성남도시공사로 입금되고 구체적인 시행방법에 대해 전문용역을 거친 후 조례를 만들어 내년부터 시민들에게 지역화폐로 지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1천822억원은 성남시 1년치 가용예산"이라며 "이 엄청난 돈을 일반 세입에 포함시켜 쓸 수도 있고, 시설물 건축에 쓸 수도 있지만, 시민들이 주권행사 이익을 직접 누리는 것이 주민자치의 의미와 효과를 체험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시장의 구상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이 시장이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90일 전인 3월 15일까지 시장직에서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은 재임 기간에 시민배당을 위한 연구용역을 거쳐 조례 제정까지 마치기에는 너무 촉박한 일정이다.
더군다나 시의회 야당을 설득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성남시의회 부의장인 자유한국당 소속 이상호 의원은 이날 열린 문화복지위 회의에서 이 시장의 시민배당 방침에 관해 "무상복지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청년배당에 이어 이제 시민수당까지 주겠다는 거냐. 이게 포퓰리즘 아니고 무엇이냐. 시가 살림을 하겠다는 거냐"고 시민배당 구상을 일축했다.
이 시장이 거론한 개발 불로소득 5천503억원은 '판교 대장 도시개발사업 이익 환수금'이다.
성남시는 판교신도시 남단인 분당구 대장동 210 일원 91만2천여㎡를 택지로 공영개발해 얻은 이익 5천503억원중 920억원을 인근 도로·터널 개설 등에 썼고, 2천761억원을 수정구 신흥동 일원 옛 1공단 용지 매입과 공원 조성 사업비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 시장은 나머지 1천822억원을 시민에게 배당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이 시장이 사퇴한 이후 진행될 시민배당의 실현 가능성을 놓고 비판이 일자 "행정은 연장선에 있다. 이 시장이 재임 때 입안해 차기 시장이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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