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유현민 기자 = 올해 들어 국고채 금리 급등세가 심상치 않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외 국채 금리가 달러 약세 여파로 가파르게 뛰고 있다며 채권시장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3년 만기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014년 이래 최고치로 급등해 채권시장 투자심리가 취약해졌다고 30일 진단했다.
전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5.9bp(1bp=0.01%p) 오른 연 2.281%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 만기 국채금리도 6.7bp 오른 연 2.559%로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고 10년 만기 국채금리 역시 6.5bp 오른 연 2.744%로 최고치로 마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개월여 만에 27.5bp 급등했다"며 "금리가 작년 말 10년물을 매수한 투자자는 연간으로 손실을 볼 수 있는 수준인 2.75%에 거의 근접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금리 급등 여파는 해외에서 불어닥쳤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주말 다보스포럼에서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이 양적완화(QE)를 지속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하자 통화정책 변경에 민감한 독일 5년 금리가 2015년 12월 이래 처음으로 '플러스(+)' 영역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 역시 '물가목표에 마침내 근접하고 있다'고 말해 일본 10년물도 장중 0.9%까지 급등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리 급등의 원인으로 달러 약세를 지목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급등을 자극한 요인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우려와 달러화 약세"라고 분석했다.
달러 약세 현상이 신흥국과 유로존 경기 호조, 원자재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개선, 달러 유동성 증대, 달러 약세 심리 강화 등 순으로 순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당분간 채권시장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계획 발표(30일), 미국 재무부의 1분기 국채발행 계획 발표(31일) 등 여러 이벤트가 집중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미선 연구원은 "미국 채권시장은 세법개정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로 올해 미 국채 순발행 규모가 작년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세법개정 이후 미국 대기업들의 임금인상이 현실화하면서 잠재적 물가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 국채 공급의 증가, 내년부터 시작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재투자 중단 등으로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며 "미국 금리상승과 ECB, BOJ의 통화정책 정상화 위험은 3년∼10년 만기 국채금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락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채권시장에선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이번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인식이 큰 폭으로 상향될 여지가 크지 않아 FOMC를 기점으로 최근 금리 급등 국면은 제한적이나마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홍철 연구원은 "변동성을 고려하면 금리가 더 오를 수 있지만 최근 적정 수준에 다다랐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물가가 올라봐야 2%대라면 장기채 금리가 현 수준보다 높게 오르는 데 한계가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3%를 넘지 않으면 채권시장에서 내년 이후를 보고 서서히 매수관점으로 접근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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