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마식령 공동훈련, 예정된 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어"
'남북 평창스케줄' 영향 주목…전문가 "北, 전체 판 바꾸진 않을것"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북한이 내달 4일로 예정됐던 금강산 남북합동문화행사를 돌연 취소하면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개막일 전후 줄줄이 예정된 일정에 영향이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이르면 31일 1박2일 일정으로 시작될 예정인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의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은 지금으로선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다.
북한은 29일 밤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를 취소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도 그보다 앞서 이뤄질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과 관련해 "북한의 별다른 특이 동향은 없는 상황"이라며 "합의된 대로 예정된 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고 내부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마식령스키장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 공동훈련 뒤 귀환할 전세기에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북한 스키 선수 등도 타고 올 예정인 점도 마식령 행사는 쉽게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어준다.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말고도 이행만 남은 남북 합의사항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북한 예술단이 내달 6일 방남해 8일과 11일 각각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을 하기로 돼 있다.
북한 태권도시범단 역시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7일 방남해 서울과 평창에서 1차례씩 시범공연을 하기로 합의돼 있다.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 모두 북측 선발대의 시설점검까지 이뤄져 세부 조율만 남은 상태다.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이 순조롭게 이어지면 이후 일정에도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북한이 향후 일정에 또다시 브레이크를 걸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북한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했다가 개막 20여 일을 앞두고 남북갈등 등을 이유로 전격 철회한 적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측과 합의한 행사를 재차 문제 삼는다 하더라도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 결정 자체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이 우리는 물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협상을 통해 와일드카드까지 얻어 선수단 파견을 결정했는데, 이를 일방적으로 뒤집었다가는 문화 행사 취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앞으로 이런 (일방 취소 같은) 과정이 계속될 수 있지만 북한이 전체 판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남북의 합의사항을 이행하면서 북한이 일방적인 취소를 통보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북한은 예술단 공연을 위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사전점검단을 내려보내기 직전에도 이유를 밝힌지 않은 채 한밤중에 '방남 중지'를 통보하면서 우리측 방문 일정이 하루 지연되기도 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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