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 2명 구속·9명 불구속 입건…"영수증까지 위조"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가짜 명품 등 830억원대 밀수품을 들여와 국내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컨테이너 안쪽에 밀수품을 숨기고 바깥에는 정상 통관 물품을 쌓는 이른바 '커튼치기' 수법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3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밀수출입 등 혐의로 유통책 박모(43)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밀수책 최모(55)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보세창고와 비밀창고를 급습해 핸드백, 구두 등 가짜 명품 2만8천여점 등 20피트 컨테이너 4대 분량의 밀수품을 압수해 폐기했다.
박씨 등은 지난해 9월 정품으로 치면 830억원 상당의 가짜 명품과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원료 등을 밀수해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판매책 이모(38·불구속 입건)씨 등 3명이 중국 가짜 명품 판매책들에게 밀수품 구매를 요청하면, 해상운송용 소량화물(LCL·Less than Container Load)을 이용해 밀수품을 들여왔다.
생필품이나 공산품은 세관의 검사율이 낮다는 점을 악용, 소형 컨테이너 안쪽에는 밀수품을 넣고 바깥쪽에는 정상 통관 물품을 적재해 눈속임을 했다.
세관에는 베개나 쿠션, 조화 등 비교적 부피가 크고 가벼운 물품을 수입하는 것으로 허위 신고했다.
일당은 이렇게 들여 온 밀수품을 시흥 등의 비밀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판매책들에게 전달했고, 판매책들은 SNS나 블로그를 통해 구매 희망자들을 모아 밀수품을 판매했다.
이들은 품질보증서는 물론 신용카드 결제 영수증까지 위조해 동봉했다.
경찰은 2016년 11월 SNS를 통한 가짜 명품 판매가 성행한다는 첩보를 입수, 판매 경로를 역추적해 일당을 적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LCL은 한 화주가 대규모 컨테이너를 이용해 단일 품목을 수입하는 것과 달리, 여러 화주가 물품을 섞어 들여오다 보니 밀수 범죄에 악용되는 취약점이 있었다"라며 "LCL 컨테이너 화물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통관 검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대책을 관련 기관에 전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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