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통령 "홀로코스트에 폴란드의 제도적 관여 없었다"

입력 2018-01-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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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통령 "홀로코스트에 폴란드의 제도적 관여 없었다"
폴란드 개개인의 홀로코스트 부역은 인정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폴란드의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관련 법안으로 폴란드와 이스라엘이 갈등을 겪는 가운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폴란드 국가와 자국민의 홀로코스트 부역 책임을 사실상 부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두다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 남부 조리 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 '폴란드의 나치 부역사 논란'과 관련해 "홀로코스트에서 폴란드와 폴란드 국민의 제도적 개입은 없었다"고 밝혔다.
두다 대통령은 이어 "나는 비록 잘못된 비난이긴 해도 폴란드와 폴란드인이 (홀로코스트 부역 논란으로) 대체로 비난받아야 하는 상황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폴란드 개개인이 홀로코스트 때 유대인을 상대로 "사악한" 행동을 했음을 인정했다.
폴란드 대통령의 이런 입장 표명은 지난 26일 폴란드 의회에서 '홀로코스트 책임 부인' 법안이 통과되자 이스라엘이 "역사를 부정한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한 다음 나온 것이다.
당시 폴란드 하원은 나치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때 폴란드를 점령하면서 운영했던 수용소 시설 등을 부를 때 '폴란드의'라는 표현이 들어가는 용어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아우슈비츠 등 폴란드에 있는 나치 시절 강제 수용소를 '폴란드의' 수용소라고 부른 자에 대해서는 폴란드인이든 외국인이든 벌금 또는 최대 징역 3개월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두다 대통령은 독일 나치가 폴란드를 점령하면서 건설·운영했던 수용소들을 거론하며 이 시설들을 '폴란드 죽음의 수용소들'로 언급되는 점을 그 법안이 다루려 하는 종류의 사례라고 전했다.
두다 대통령은 반유대주의와 다른 증오의 형태를 비판한다고도 말했다.
이런 가운데 두다 대통령의 최고위급 보좌관인 크지슈토프 슈체르스키가 전날 아나 아자리 폴란드 주재 이스라엘 대사와 회동해 관련 법안을 논의했다.
슈체르스키는 이번 회동을 두고 "어려우면서 솔직했다"고 말했다.
앞서 마테우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8일 밤 전화 통화를 하고 "양국이 해당 법안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도록 노력하기 위해 즉각 대화를 개시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폴란드에서는 나치의 침공과 점령 등으로 유대인 300만 명을 포함해 전체 국민 6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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