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공학관 이름이 기도관?…건물명 바꾼 신한대 '시끌'

입력 2018-01-30 10:47   수정 2018-01-30 10:57

대학 공학관 이름이 기도관?…건물명 바꾼 신한대 '시끌'

강의동은 말씀관으로 변경…학생들 "교회 다니는 건가?"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교비 횡령 혐의로 총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신한대가 이번에는 건물명을 종교 색이 짙은 이름으로 바꿔 학내가 시끄럽다.
일부 학생들은 방학 기간인데도 SNS에 글을 올려 "차라리 신한 신학대로 대학명을 바꾸는 것이 낫겠다"며 반발했다.
총학생회와 대의원회도 학생 의견을 듣지 않고 건물명을 바꾼 것에 대한 사과를 학교 측에 요구했다.
30일 신한대 총학생회와 학생 등에 따르면 학교 측은 방학 기간 7천만원을 들여 교내 건물 15개 가운데 13개의 이름을 바꾼 뒤 지난 29일부터 적용했다.
학교 측은 기존 '공학관'을 '기도관'으로 바꾸고 '솔라 오라티오'(Sola Oratio)로 영문 표기하면서 '오직 기도로만'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강의동은 말씀관(Sola Scriptura·오직 말씀), 본관은 믿음관(Sola Fide·오직 믿음), 국제관은 시온관(Zion·거룩한 산), 산학관은 모리아관(Moriah·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려한 산) 등으로 각각 변경했다.

<YNAPHOTO path='AKR20180130076200060_01_i.jpg' id='AKR20180130076200060_0101' title='' caption='(의정부=연합뉴스) 신한대는 최근 학교 홈페이지에 건물명 변경 내용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 2018.1.30'/>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SNS인 '신한대학교 대나무숲'에 글을 올려 불만을 표출하거나 총학생회에 대책을 촉구했다.
한 학생은 "건물명 대체 왜 바꾼 거죠? 제가 지금 교회를 다니는 건가요? 아무리 기독교 학교라지만 너무하네요"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학생은 "'학생들의 의견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이런 마인드가 아니라면 최소한 설문조사와 학생 의견을 반영하도록 해야 하는 데 아니었다"고 밝혔다.
일부 학생은 "글자 값이 이해 안 된다. 도대체 글자 하나에 얼마냐"며 총장의 교비 횡령 수사와 연관 지어 사업비 의혹을 제기했다.
사정이 이렇자 총학생회와 대의원회는 학교 측에 청원서를 보냈다.
청원서에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교육환경시설 개선이 우선돼야 하는 시점에 건물명 변경이 먼저 이뤄져야만 했던 이유를 설명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학생이 사용하는 건물인데도 학생 의견이 배제된 점에 관해 설명해야 한다"며 "학생과의 소통 부재에 대한 학교 측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독교 학교여서 건물명을 통일하고자 했다"며 "진행 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은 학생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한대는 경기도 의정부시내 4년제 사립대다. 2013년 의정부에 있는 2∼3년제 신흥대가 동두천에 있는 4년제 한북대와 통·폐합, 교육부로부터 4년제 승격을 승인받은 신생 대학이다.
학교법인인 신흥학원은 경기북부기독교총연합회장을 지낸 강신경 목사가 설립했으며 강성종 전 국회의원이 이사장을 지냈다.
그러나 강 전 이사장은 2012년 교비 횡령죄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최근에는 강 전 이사장의 어머니인 김병옥 신한대 총장이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혐의 일부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k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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