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 '선거개입 내정간섭' 서로 삿대질(종합)

입력 2018-01-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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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러시아 '선거개입 내정간섭' 서로 삿대질(종합)
CIA "11월 중간선거 노린다"…크렘린 "3월 대선에 입김"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미국과 러시아가 29일(현지시간) 상대방이 자기네 나라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며 설전을 벌이는 일이 벌어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올해 11월 있을 미국 중간선거에도 개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보·수사당국은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고 공식 결론을 낸 바 있다.
폼페이오 국장은 "미국과 유럽을 전복하려는 러시아의 시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1월 중간선거 개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그들은 계속해서 시도할 것이고 그렇게 할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는 이날 미 재무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치하에서 부를 축적한 러시아 기업가들의 명단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하자 오는 3월 있는 러시아 대선에 개입하려는 시도라고 역공을 폈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 보고서는 러시아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직접적이고 명백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 명단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 재무부는 이날 자정 직전 러시아 고위 정치인 114명과 주요 기업인 96명의 이름을 담은 이른바 '푸틴 리스트'를 발표했다.
푸틴 리스트의 공개는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를 통해 재산 또는 권력을 얻은 인사들의 이름을 노출해 압박을 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AP에 따르면 여기에 이름을 올린 러시아 정·재계 인사들은 1인당 평균 10억 달러(약 1조 원)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신들은 명단에 오른 사업가와 사업체가 앞으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거나 당장 제재 명단에 오르지 않더라도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활동이나 사업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앞서 러시아 재벌들은 미국의 제재를 우려해 푸틴 대통령과 거리 두기를 하거나 피해를 보지 않게 해달라고 정부에 호소했으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보고서 명단에 들어가지 않도록 총력전을 펼쳐왔다.
BBC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관련 입법이 발효된 뒤 러시아 최고위 기업인들과 비공개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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