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기자회견서 3선 도전 재천명…시정 핵심 가치로 '사회적 우정' 강조
"개발·토건의 시대 끝내고 도시 중심축 사람으로 이동"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올해 6월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박원순 서울시장이 '10년 시정'의 핵심 가치로 '사회적 우정'을 꺼내 들었다.
박 시장은 3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을 열고 "보육·취업·노후 대비와 같은 삶의 무게를 개인 혼자 지기에는 양극화와 불평등의 문제가 너무도 심각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을 넘어, 가족을 넘어 이웃과 사회로 연결하는 공동체의 복원이 필요하다. 이것을 가능하게 할 연대와 협력의 힘이 바로 '사회적 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의 넥스트 어젠다(다음 의제)는 역시 '사람'"이라며 "지난 6년간 사람을 도시의 주인으로 바로 세웠다면, 이제는 시민 모두가 더불어 잘 사는 공동체 서울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사회적 우정을 통해 일상의 공공성을 보다 강화하겠다"며 "사회적 경제, 공유도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원전하나줄이기, 마을공동체 등 서울시가 그동안 시도한 다양한 정책을 밑거름 삼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청년수당을 비롯해 정부에 건의한 과제의 59%가 대통령의 공약과 일치한다"며 "정부와 한팀이 된 서울시는 '내 삶을 바꾸는 10년 혁명'을 향해 간다"고도 말했다.
박 시장이 2011년 하반기 취임한 이래 지금까지 지난 시정을 펼친 기간이 6년, 지방선거 이후 서울시장의 임기가 4년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3선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서울시는 지난 두 정권 하에서 국가정보기관을 동원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시민과 함께 빛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며 "서울은 런던·뉴욕·파리·싱가포르·도쿄·홍콩과 함께 세계 7대 도시로 꼽히기도 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러한 성과는 소리 없는 혁명의 결과"라며 "6년이라는 긴 호흡 속에 팽창적 개발의 시대, 토건의 시대를 끝내고 도시의 중심축을 '사람'으로 이동시켰다. 단적으로 채무를 절반으로 줄이고 복지 예산을 두 배로 늘렸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그 사례로 국공립어린이집 올해 1천500곳 돌파, 공공임대주택 13만 가구 공급,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자이사제 도입 등을 일일이 거론했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미세먼지와 관련한 언급도 나왔다.
박 시장은 "서울시와 베이징·울란바토르·도쿄 등 13개 도시는 '동북아 대기 질 개선 국제포럼'을 지속해서 열어 머리를 맞대고 있다"며 "베이징과는 '서울-베이징 통합위원회' 산하에 환경팀을 두고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가 중심이 돼 호흡 공동체간 협력을 촉구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하겠다"며 "서울시민과 세계시민이 국경 없는 사회적 우정의 시대를 열어가도록, 서울형 혁신 모델이 전국화를 넘어 세계의 모델이 되도록 또 하나의 대전환기를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 달 개최를 앞둔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박 시장은 "이번 올림픽은 남북공동 입장, 단일팀 구성 등의 이슈로 그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다"며 "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국격과 순위를 이야기했다면,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는 평화와 번영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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