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위기 처했으나 서울시가 매입해 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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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시 첫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된 종로구 체부동 성결교회가 시민을 위한 생활문화센터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성결교회를 리모델링해 오는 3월 초 '체부동 생활문화센터'를 연다고 31일 밝혔다. 본당은 시민 생활오케스트라의 공연·연습실로, 한옥은 마을 카페로 활용한다.
1931년 지어진 성결교회는 근대 건축양식과 한옥이 어우러진 형태의 건물로, 건축사적 의미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건물은 인근 한옥 밀집지역 내 유일한 서양식 건물이다. 양반들이 주로 살았던 북촌에선 근대 건축물 양식의 교회를 볼 수 없지만, 서촌은 문화의식이 좀 더 개방적인 중인의 공간이었기에 궁궐 주변임에도 교회가 들어설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 지을 때는 벽돌의 긴 면과 짧은 면이 번갈아 보이게 쌓는 '프랑스식 쌓기'가 도입됐고, 증축 과정에서 한 단에는 긴 면만, 다른 단에는 짧은 면만 보이도록 하는 '영국식 쌓기'가 활용됐다.
유교적 풍습에 따라 교회 예배당에 남녀가 따로 출입할 수 있는 문을 만들었고, 이는 아직도 남아있다.
서울시는 문화재는 아니지만, 역사·사회문화적 가치를 지니거나 국가의 건축문화 진흥·지역 정체성 형성에 이바지하는 건축물을 우수건축자산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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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부동 성결교회는 서촌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지역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며 위기를 맞았었다. 한때 일요일이면 발 디딜 틈 없던 교회에 신도들이 점점 줄었기 때문이다.
신도들은 역사적 의미가 있는 교회건물이 한순간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2014년 7월 서울시에 매각을 제안했다. 서울시는 본당 340.82㎡와 여기에 딸린 한옥 79.34㎡를 사들여 시민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이번 리모델링 과정에서 체부동 성결교회 지붕은 근대 건축양식인 목조 트러스 구조로 복원했다. 공사 중 1930년대에 민가에서 사용하던 꽃담이 발견돼 역시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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