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유럽의약품청, 밀라노로 이전해야…EU에 문제제기"

입력 2018-01-30 20:06  

이탈리아 "유럽의약품청, 밀라노로 이전해야…EU에 문제제기"
"이전지로 결정된 암스테르담, 준비돼 있지 않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의약품청(EMA)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내년 영국 런던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본부를 옮길 예정인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가 EU에 EMA의 이전지를 재검토해달라고 공식으로 요청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EMA의 새 둥지로 확정된 암스테르담이 EMA 이전에 필요한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됨 따라 EMA 이전지를 밀라노로 바꿀 수 있는지를 EU에 정식으로 문의하기로 했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경제 중심지 밀라노는 작년 11월 EMA 새 소재지 결정을 위해 시행된 EU 회원국들의 투표에서 1,2차 투표에서는 최다 득표를 하고도, 3차 결선투표에서 암스테르담과 비긴 뒤 4차 제비뽑기 끝에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탈리아의 이번 결정은 귀도 라시 EMA 청장이 29일 "EMA 임시 사무실과 관련한 암스테르담 시의 제안이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한 직후 내려진 것이다.
네덜란드 보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EMA의 새 건물은 2020년 초 암스테르담 남부에 완공된다"며 "그 이전에 일단 내년에는 EMA가 암스테르담 서부의 건물을 임시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라시 청장은 임시 건물의 면적이 현재 런던 본부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이로 인해 EMA의 이전 작업이 복잡해지고, 제대로 업무를 개시하는 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주세페 살라 밀라노 시장은 "EMA의 이전지로 결정된 암스테르담이 문제를 안고 있음이 명확해졌다"며 "(밀라노가 취할 수 있는)가능한 모든 방안을 따져보기 위해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와 통화해, 우리가 공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살라 시장은 "밀라노는 EMA에 이전에 앞서 필요한 사무실뿐 아니라 모든 다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우라 볼드리니 이탈리아 하원의장 역시 "암스테르담은 EMA를 유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유럽 시민들의 이익을 위해 조속히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며 EMA가 암스테르담 대신 밀라노로 옮겨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의 의약품 평가와 승인, 감독 업무를 담당하는 EMA는 직원이 약 900에 달하는 데다 연간 3만여 명의 전문가가 방문하는 곳이라 유치에 따른 경제효과가 커 EU 내 총 19개 도시가 유치 신청서를 내고 경합했다.
한편, 런던에 있던 또 다른 EU 산하 기구인 유럽은행감독청(EBA)은 프랑스 파리로 이전이 결정됐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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