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신년회 참석…노영민 대사 부임 후 남북한 주중대사 첫 만남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최근 두 달여 간 외부 활동을 하지 않던 지재룡 중국주재 북한대사가 중국 외교부 신년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더구나 그동안 소원했던 남북한 주중 대사간에 만남도 오랜만에 이뤄져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30일 저녁 베이징(北京) 조어대(釣魚台)에서 왕이(王毅) 외교부장 주최로 외교 사절을 대상으로 신년 리셉션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그동안 북한대사관에서만 칩거하던 지재룡 대사가 오랜만에 중국 정부의 행사에 나왔다.
이날 행사 도중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는 지재룡 대사와 자연스럽게 만나 악수를 하며 인사를 교환했다.
노 대사는 지 대사에게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이뤄진 남북 간 소중한 접촉과 대화가 앞으로도 지속하길 바란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대해 지 대사는 공감을 표하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오늘 행사에 남북한 대사가 중국 측의 초청에 따라 부부 동반으로 모두 참석했다"면서 "이번 주중 남북한 대사간 만남은 지난해 가을 노영민 대사 부임 후 처음이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두 달여 간 외부 활동을 안 하던 지재룡 대사가 중국 외교부 행사에 나왔다는 것은 남북 관계뿐만 아니라 경색된 북·중 관계도 올해는 풀어보겠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면서 "중국의 대북 제재 강화는 북한으로선 큰 타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 대사는 지난해 11월 2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북 특사였던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의 방북 후 귀국 당시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마중한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각국 외교 사절이 대부분 참석했던 지난해 12월 13일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도식에도 참석하지 않아 칩거를 통해 중국의 대북 제재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은 북한의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과 그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국제 제재로 경제난이 닥치자 중국에 핵·미사일 문제와 경제를 분리해 대응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노영민 대사는 이날 행사에서 왕이 부장을 별도로 만나 한정(韓正) 정치국 상무위원의 참석 등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왕 부장은 노 대사가 지난해 10월 부임 후 짧은 기간에도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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