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위기에 빠진 청소년을 보호시설이나 소년원에 가두는 것은 '손쉬운 방법'이지만 사실은 악순환의 시작이다. 실제로 소년원에서 출소한 아이들의 절반 이상은 소년원으로 돌아간다는 통계도 있다.
그래서 프랑스, 벨기에, 캐나다 등은 위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장기 산행과 숲 체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통제와 수용, 외적 강제에 치우쳤던 교정 패러다임을 '자아 성찰'로 전환한 것이다.
다음 달 8일부터 총 3부에 걸쳐 방송할 EBS TV 다큐멘터리 '나를 찾아 떠나는 길'의 제작진도 외국에서 검증된 이 코스를 따라보기로 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보호관찰 대상 청소년들은 20박 21일간 산을 올랐다. 휴대전화, 게임, 음악, 인터넷 등 평소 일상을 지배하던 모든 것이 금지됐다. 수시로 찾아오는 유혹을 견디고 정신과 체력의 한계를 넘나들며 하루 평균 10∼15km를 걸었다.
아이들은 언제든 산행을 포기할 수 있었지만, 끝까지 견디면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공부는 하는 척 할 수 있어도 산은 오르는 척으로는 오를 수 없기에 아이들은 오로지 자신의 두 발로 걷는 수밖에 없었다.
제작진은 31일 "이 프로젝트는 스스로 뭔가를 계획하고 그것을 끝까지 해본 적 없던 청소년들이 마지막 한 걸음까지 제 몸으로 밀고 나가면서 얻게 되는 '성취감'과 '자아 성찰'을 목적으로 했다"며 "그 두 가지가 있으면 아이들은 의외로 쉽게 변할 수 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2016년도 한국콘텐츠진흥원 제작지원작인 이 다큐멘터리는 총 3부작으로 2월 8일에는 1부 '방황과 방향 사이', 15일에는 2부 '치유의 길, 동행', 22일에는 3부 '혼자 걷다'를 방송한다. 방송 시간은 사흘 모두 오후 7시 50분이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