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광묘 3기·목짧은항아리·굽다리접시 등 출토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그동안 가야계 고분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던 전남 구례 섬진강변에서 가야계 토기를 묻은 무덤이 확인됐다.
지난해 전북 장수에서 1천500년 전에 제작된 것으로 짐작되는 가야 마구(馬具·말을 타는 데 쓰는 기구)와 토기가 발굴된 데 이어 호남 동부에서 또다시 가야 유적이 발견되면서 국정과제에 포함된 가야사 문화권 조사·정비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마한문화연구원(원장 조근우)과 구례군은 구례군 토지면 용두리 467-1번지 일원 '구례 용두리 고분 유적'에서 지난해 11월부터 긴급 발굴조사를 시행해 가야계 무덤 3기와 토기를 찾아냈다고 31일 밝혔다.
이 유적은 용두마을 남쪽의 해발 45m 구릉에 있는데, 가야계 토광묘 3기는 모두 구덩이인 묘광(墓壙)과 그 안에 넣는 곽(槨)이나 관(棺) 사이에 회색 점토를 채운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 3호묘는 묘광 크기가 길이 330㎝, 너비 130㎝, 깊이 20㎝이고, 내부 목곽은 길이 280㎝, 너비 80㎝이다. 피장자의 머리 쪽에서는 목짧은항아리, 손잡이잔, 바리 모양 토기, 가락바퀴, 쇠칼이 나왔고, 발 근처에서는 목짧은항아리와 굽다리접시가 발견됐다.
3호묘와 인접한 곳에 나란히 만들어진 2호묘는 묘광이 길이 210㎝, 너비 74㎝, 깊이 18㎝로 파악됐다. 이 무덤에서도 목짧은항아리, 굽다리접시 등이 발굴됐다.
박미라 마한문화연구원 책임조사원은 "용두리 고분에서 나온 토기들은 대부분 가야계"라며 "조사 지역에서 아라가야, 소가야, 대가야의 유물이 고루 나온 점으로 미뤄 이곳에 뿌리내렸던 집단이 섬진강뿐만 아니라 내륙을 통해서도 가야와 교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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