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퍼스트 앞지른 유로존 성장률…"되살아난 프랑스 덕분"

입력 2018-01-3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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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퍼스트 앞지른 유로존 성장률…"되살아난 프랑스 덕분"
유로화 사용 19개국 10년 만에 최고 성장…마크롱 개혁에 주목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유로존이 지난해 10년 만에 최고의 경제 성장률을 보인 것은 프랑스 경제가 모처럼 되살아난 덕분이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30일 보도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해 잠정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6년의 1.8%보다 높은 2.5%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최고치며 미국의 경제 성장률(2.3%)을 상회하는 것이다.
이처럼 유로존 경제가 호조를 보인 것은 대표적 느림보였던 프랑스 경제의 턴어라운드에 힘입은 것이다. 프랑스 경제의 부활은 역내 4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스페인의 성장률 후퇴를 상쇄해주었다.
프랑스처럼 지난 수년간 성장 속도가 굼떴던 이탈리아도 회복의 조짐을 보여주었다. 공식 통계 발표에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예상한 이탈리아의 지난해 성장률은 2016년의 0.9%보다 개선된 1.6%다.
프랑스 경제가 달라진 것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규제 완화와 감세 조치를 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도 오랫동안 품고 있던 의구심에서 벗어나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마크롱 대통령은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일련의 단호한 조치를 신속히 도입했고 혁신을 저해한다는 낡은 국가 이미지를 털어버리기 위해 기업들에 적극적으로 다가섰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9월 마크롱 대통령이 서명한 과감한 노동개혁의 효과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프랑스 경제가 1.9% 성장해 2011년 이후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는 사실은 실업률을 10%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묶어놓고 유로존의 발목도 잡았던 지난 수년간의 부진을 끝냈음을 알려주는 신호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은 현재의 경기 호전이 국가에 더 큰 영향력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주 다보스 포럼에서 프랑스의 지도자답지 않게 자신감이 넘치는 발언을 한 것이 그 실례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지에서 "프랑스가 되돌아왔다"고 선언하고 재계 지도자들과 각국 정상들에게 글로벌 무역의 규칙을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마크롱 정부는 올해도 프랑스 중소기업들의 성장을 막는 걸림돌을 제거하고 이들이 수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
일부 프랑스 기업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취한 노동개혁 조치가 가운데 부당해고된 근로자에 대한 퇴직수당 지급에 상한선을 둔 것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건설기업인 아메르타 그룹은 지난해 80명을 신규 채용한데 이어 올해도 채용을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의 안 샬로트 프레데누치 회장은 "마크롱의 당선과 개혁정책이 없었다면 올해 100명을 신규 채용할 처지가 못 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물론 프랑스 경제의 도전들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프랑스 통계청이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의 실업률은 2분기 말보다 다소 높은 9.7%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유로존 경제도 장기적으로는 다수의 근본적인 도전들을 마주하고 있다. 인구의 노령화와 증가율 둔화, 젊은이 가운데 5분의 1이 실업자라는 점, 정부가 많은 부채를 안고 있고 은행 시스템 개혁이 미흡하다는 점이 이에 해당한다.
유럽중앙은행이 경기부양 조치를 축소하려 하고 있고 미국이 막대한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유로존을 상대로 보복조치를 가할 가능성도 향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유로존의 막대한 무역흑자는 장기적으로 문제 거리가 될 수 있다. 유로존이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 사이에 기록한 경상수지흑자는 3천861억 유로였다. 이는 그 이전 12개월의 흑자폭 3천751억 유로보다 더 늘어난 것이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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